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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현장]아름드리 숲, 초록 바람과 함께 모습 드러낸 금단의 땅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394호 입력 2011/08/30 09:27 수정 2011.08.30 09:21
79년 만에 개방된 법기수원지



법기수원지는 부산시 선두구동과 노포동, 남산동, 청룡동 일대 7천가구의 식수원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정수 없이 먹을 수 있는 청정 수질을 자랑한다. 일제감정기인 1927년 착공해 1932년 완공됐으며, 수원지 안에는 침엽수림인 측백나무와 편백을 비롯해 높이 30~40m에 달하는 개잎갈나무 등이 이루고 있는 숲과 둑 위에 있는 수십년 된 반송나무가 절경으로 꼽힌다.

특히 2004년에는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이 70여마리 이상 발견되는 등 희귀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탁월한 자연생태계로서 수십년 간 상수원 보호를 위해 일반인들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돼 왔던 곳이다.

79년 만에 개방된 법기수원지


ⓒ 양산시민신문
금단의 땅 법기수원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1932년 법기수원지가 축조된 이후 79년만이다. 지난달 15일 개방한 구역은 전체 68만㎡ 가운데 수원지 둑 아래쪽 수림지 2만㎡ 구역이다.

동면 본법마을에 있는 법기수원지는 부산시 선두구동과 노포동, 남산동, 청룡동 일대에 식수를 공급하는 법어사정수장의 원수공급원으로 부산시상수도본부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그동안 상수원보호를 위해 일반인의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해왔다.

‘방문을 환영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고 적힌 문구를 읽으며, 정문을 들어서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숲의 세계에 들어선 듯 온통 녹색의 세상이 가득하고,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 불어와 찾는 이의 기분을 개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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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벼락 맞은 나무다. 1980년 7월 21일 당시 수령 57년으로 낙뢰를 맞았다는 표지판이 나무의 내력을 대신 이야기한다.  

법기수원지는 오랜 기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덕분에 울창한 산림이 잘 보존돼 있다. 침엽수림인 측백나무와 편백을 비롯해 높이가 30~40m에 달하는 개잎갈나무 등이 때 묻지 않은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라는 말은 이곳 나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높기만 한 것도 아니다. 키도 큰데 풍채까지 웅장하다. 성인 두세 명이 두 팔을 벌리고 껴안아야 겨우 두를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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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과 반딧불이 등 최근에는 좀처럼 모습을 보기 어려운 희귀동물과 곤충들까지 서식하고 있으며, 다람쥐 등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삼림욕을 하다보면 숲 속의 펜션 같은 건물이 나온다. 바로 화장실이다. 예전에는 관사로 쓰였지만 개방을 앞두고 화장실로 개조했다. 부산시상수도본부는 3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화장실과 안내시설, 음수대, 체육시설, 벤치 등을 새로 설치했다.

이곳에서부터 수원지 둑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시작된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럽지 않은 높이지만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그리 만만치 않다. 하지만 역경을 극복하면 언제나 환희가 있는 법. 힘겹게 계단을 올라가면 둑 위에는 수십년 된 반송나무가 저수지와 어우러져 절경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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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숲의 세계에서 신선놀음도 여기까지다. 둑 가장자리와 연결되는 저수지 둘레길은 내년 7월이나 돼야 걸어볼 수 있다. 수원지를 따라 도는 둘레길은 3.4km 구간으로 댐마루에서 시작해 취수탑~도둑골~곰골~지통골~무덤실~출렁다리로 이어진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리지만 내년 개방될 둘레길에 대한 기대는 한층 더 높아진다.

법기수원지의 개방시간은 일출부터 일몰까지다. 음식물 반입과 취사행위는 당연히 금지다. 또한 여전히 노포동과 선두구동 등 7천여가구에 대한 식수원이기 때문에 수변 접근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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