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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재정파탄 위기 용인시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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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재정파탄 위기 용인시에서 배운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399호 입력 2011/10/11 09:27 수정 2011.10.11 09:10



용인경전철 시 재정파탄
혈세 낭비사례 교훈 삼아
불요불급한 예산 줄여서
지방채 발행 신중해야


경기도 용인시 재정이 파탄 일보 직전이다. 한국의 사법기관과 같은 효력을 발휘하는 국제중재법원은 용인시가 경전철 사업시행자인 용인경전철(주)에 공사비 5천159억원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내렸다. 공사 완료후 1년 이상 운행을 못 하고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경전철로 인해 용인시는 올해 예산의 40%에 육박하는 돈을 물어주어야 할 판이다. 이것이 다는 아니다. 5개월 후 2단계 판정이 나오면 추가로 2천600억원을 더 물어줄 수도 있다. 운영을 사업자에게 맡긴다 해도 적자보전액이 30년 동안 1조원을 상회할 판이다. 경전철 대재앙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 지자체 중에서도 재정자립도가 상위권인 용인시의 이러한 실패사례는 다른 지자체에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고 있다. 하루 3만명도 안 되는 이용객 수를 14만 명으로 부풀려 잡는 바람에 엄청난 재정 손실을 감수하게 된 것이다. 용인시의 시민단체에서는 임기 중 치적 쌓기에 급급해 이런 결과를 몰고 온 전임 시장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사업시행자에 대한 직무비리도 고발되고 있다.

인근의 김해시 경전철도 유사한 세금낭비 사례로 구설에 올라있다. 최근 개통된 김해 경전철의 경우 이용객 산정의 판단 착오로 한 해 수백억원의 손실분을 시 예산으로 물어주게 됐다. 김해시에서는 시민들에 대한 이용 독려와 함께 중앙정부의 지원을 애타게 구하고 있지만 순탄하지만은 않다.

이런 가운데 양산과 울산을 잇는 경전철계획의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져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양산~울산 경전철은 북정~KTX울산역~울산과학기술대~신복교차로를 연결하는 총 길이 41.2km로 예상 사업비는 1조1천761억원(국비 75%, 지방비 25%)이 투입돼 2018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양산~울산 경전철은 2007년 8월 울산시와 양산시가 실시한 기초조사에서 비용편익비율(B/C)이 1.03으로 나오면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지역 주민과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요청이 뒤따랐다. 특히 KTX 2단계 개통으로 철도 이용객 급증도 고무적인 요인으로 제시되었다.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실시 중인 예비타당성 중간보고에 구체적인 수치 발표는 없었지만 사업 타당성과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산시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용인과 김해시의 민간투자사업과는 다른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양산~울산 경전철 사업이지만 운영적자에 대한 혈세 낭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들어 지자체의 대형 세금낭비사례가 전국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차제에 몇 번의 기초조사에서 서로 다른 예상치가 나왔다면 공익의 측면에서 가장 불리한 결과를 판단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

이미 양산에는 몇 군데의 경전철 사업이 숙원사업으로 민원이 제기돼 왔다. 부산지하철 1호선 노포역~양산 북정간 경전철 사업은 다행히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에 경제성이 우려된 양산~울산선과 노포~웅상선은 향후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양산시는 내년에 157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의회와 조율에 나섰다. 진행 중인 대형사업장의 공사 조기완공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것인데 의회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시의 부채가 1천200여억원으로 매년 100~200억원의 상환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예산의 융통성 있는 집행으로 지방재정을 건전하게 끌고 나가야 한다는 이유다. 그런데 이번에 시는 또다시 232억원을 들여 배구전용구장, 웅상근로자체육공원, 하북스포츠파크, 동면체육공원 등 체육시설 조성을 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아 의회와 대립하고 있다.

빚을 내어 급한 도로공사를 추진하겠다면서 불요불급한 체육시설 조성에 수십억원을 쏟아 붓겠다는 시의 발상에 의원들이 잔뜩 벼르고 있다. 평산동에 조성 중인 웅상체육공원 조성사업도 예산이 부족해 진척이 되지 않고 있는 마당에 도대체 종합적인 계획을 세워 놓고 추진하느냐 하는 것이 의회의 불만이다.

그렇다. 양산시는 옥곡마을을 매수해 청사부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툭 던져 놓더니 이제는 뜬금없는 체육시설이다. 그러면서 지방채를 발행해 도로공사를 마무리하겠다니 누가 들어도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건전한 지방재정은 조그만 누수도 허용하지 않는 철저한 세입ㆍ세출의 균형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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