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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상ㆍ하북 주민의 문화생활 소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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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상ㆍ하북 주민의 문화생활 소외감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400호 입력 2011/10/18 09:35 수정 2011.10.18 09:16



 
ⓒ 양산시민신문 
문화생활은 주거의 기본
상 ㆍ하북 지역에 부족한 현실
거액 들인 체육시설도 좋지만
당장 가능한 것부터 우선해야


언제부턴가 동네 가까이 있어야 되는 문화시설이 있다. 도서관과 수영장, 헬스클럽이다. 도시에 살면서 문화생활깨나 한다고 치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시설이라 할 수 있다.

신도시 주변에는 물금읍 가촌리에 시립도서관이 개관했고, 국민체육센터와 동면 석산리의 주민편익시설에는 수영장과 헬스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04년 웅상읍 지역이 4개 동으로 분동되면서 각종 세금과 공과금이 오르고 대학입학 전형의 인센티브가 상실됐지만 도시형 주민 서비스가 향상될 거란 점이 대민 홍보용 공약이었다. 이후 웅상도서관이 대규모로 확대 재개관되었고, 평산동에 종합체육센터가 조성되고 있다. 조만간 소주동 일원에 영어도서관이 설립될 예정이다. 주진동의 웅상체육센터는 수영장과 헬스장이 성업 중이다.

이렇듯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중앙, 삼성, 강서, 양주동과 물금읍 주민들, 그리고 웅상 4개 동 지역 주민들은 어느 정도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향유하는 인프라가 구비되어 있다. 더구나 지난 오근섭 시장 재임시 특수시책으로 밀어붙인 결과 양산천과 회야강을 따라 음악을 들으면서 조깅과 간단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상ㆍ하북 지역 주민들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상ㆍ하북 지역에는 2만7천명가량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전체 양산시 인구의 약 10분의 1 정도다. 대부분 지역 토박이로 대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곳은 양산의 역사에서 나름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상북면은 신라의 만고충신 박제상 공이 태어난 곳이며, 임진왜란 때의 공신 안 근과 정호인, 정호의 형제의 고향이다. 하북면 삼수리에서는 조선 초기 뛰어난 무공을 세운 이징옥 장군 삼형제가 태어났다. 하북지역은 인근 울주군에 위치한 삼성SDI 공장의 번성으로 한때 호경기를 구가했지만 삼성의 주력산업 이전과 통도사 톨게이트의 이설 이후 심각한 경제적 침체를 겪고 있다.

상ㆍ하북 지역은 최근 경제살리기의 목표가 되어 관심을 받고 있다. 통도사가 있는 하북면은 관광을 주제로 한 종합개발계획이 수립되었고, 상북면 지역을 중심으로 아시아디자인연구소 유치 등 공업단지 개발을 위한 정책을 펴나가고 있다. 그러나 지역개발계획은 경기 활성화를 위한 여건 조성과 산업입지 등 개발정책 위주로 추진되고 있다. 주민들의 문화생활 권리에 대해서는 우선순위가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30년 된 석계수영장의 폐쇄는 이같은 주민불만을 대변하고 있다. 시설의 노후와 경영난으로 3년 전 문을 닫은 석계수영장은 상북면 중심지인 석계리의 한가운데 있으면서 20년 이상 주민들의 문화체육시설로 그 기능을 다해 왔다. 민간시설로 운영되다보니 시설투자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고, 늘어나는 유류비 부담으로 끝내 문을 닫고는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주민들로부터 시에서 매입해 다시 운영해 달라는 민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의 지방행정은 중앙집권시대의 일방적 시책 추진이라는 행태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자치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9개의 동지역에는 행정사무소 대신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는 행정의 민원서비스 제공 외에도 주민들이 스스로 모여 체력을 증진하고 취미교육을 수강하며, 공동 관심사를 서로 나눌 수 있는 사랑방 구실을 하고 있다. 특히 동마다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는 문화센터는 현대인들이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특기와 취미생활을 가능하게 도와주고 있다.

물론 상ㆍ하북 지역에도 어느 정도 자생적인 문화활동이 이루어지고는 있다. 하지만 도시지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와 체육시설이 부족함으로써 쾌적하고 여유있는 주거생활을 영위하지 못한다는 불만을 당국에서는 계속해서 무시해서는 곤란하다. 앞서 말한 석계수영장의 공영화도 충분히 검토해 볼만한 사안이 된다.
얼마 전 시는 100억원이 넘게 소요되는 시민체육시설의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 중에는 하북면 초산리에 68억원을 들여 스포츠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어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가정을 지키는 주부와 어린이들을 위한 수영장과 도서관은 또 다른 문제다. 오히려 실제적으로 문화생활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인프라의 구축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이미 지난 열린정부 때 지원받은 상북면의 어린이도서관과 최근 도비가 확보된 하북면의 도서관 사업이 빨리 추진되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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