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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황산잔도 옛길을 걷다]충북의 올레길, 볼거리·즐길거리 ..
기획/특집

[황산잔도 옛길을 걷다]충북의 올레길, 볼거리·즐길거리 ‘가득’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401호 입력 2011/10/25 10:46 수정 2011.10.25 10:28
주말 3~4천명, 연간 50만명 찾는 괴산군 대표 관광지로 급부상

원형 그대로 복원, 훼손 최소화 지역 농가 소득 증대에도 이바지




ⓒ 양산시민신문
제주 올레길 열풍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지역의 역사와 특수성을 살린 옛길 복원 바람이 불고 있다. 이와 발맞춰 양산시가 낙동강변을 따라 황산잔도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황산잔도 복원은 영남대로 가운데 양산을 지나는 구간이었던 옛길을 복원한다는 역사적 의미에다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한 새로운 관광 상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낙동강과 경부선 철도 사이를 통과하는 벼랑길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데다 고운 최치원 선생이 풍광을 극찬했던 임경대와 요산 김정한 선생의 소설 수라도 속 배경인 황산베리 끝, 보물 제491호인 석조여래상에 얽힌 전설이 있는 용화사 등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 방안도 다양하다. 여기에 물금나루터와 김해 상동면을 오갔던 나루터도 있어 낙동강 정비사업 이후 수변 공간을 이용한 수상레저와도 연계할 수 있다.

이에 본지는 전국의 우수사례를 바탕으로 황산강 베랑길 조성 사업이 가지는 역사ㆍ문화적 가치와 함께 통도사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관광자원이 없는 양산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조명해본다.

글 싣는 순서


1. 베랑길로 다시 태어나는 낙동강 절경 황산잔도
2. 충북 괴산 : 산과 숲, 물이 어우러지는 산막이옛길
3. 경북 문경 : 옛길의 대명사 문경새재길
4. 강원 평창 : 자연 모습 그대로, 오대산 천년의숲길
5. 황산강 베랑길의 성공적인 복원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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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군에 있는 ‘산막이옛길’은 남부지방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중부지방에서는 이미 유명세를 떨치며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의 올레길로 불리는 산막이옛길은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 마을인 산막이 마을을 연결했던 전체 길이 10리의 옛길로, 흔적처럼 남아 있던 옛길을 원형 그대로 복원한 산책로다. 

괴산군이 갈은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으로 추진했으며,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2008년 11월 착공해 1년여 만에 완공했다. 너비 2m, 길이 2.5km로 조성된 산막이옛길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한데다 대부분 구간을 나무받침(데크)으로 만드는 친환경 공법으로 환경훼손을 최소화해 자연 생태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길을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은 괴산의 백미로 꼽히고 있다.

특히 1957년 초 순수 우리 기술을 기초로 준공한 괴산댐을 끼고 길을 조성해 산등성이에 올라 괴산댐 호수를 바라보는 절경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예로부터 싱그러운 바람과 맑은 물, 푸른 숲이 있는 계곡이 많아 이를 자랑으로 여겼던 괴산에서도 산막이옛길은 지역을 대표할 정도로 아름다운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괴산군은 여기에다 지난해 6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하기 위해 1억1천500만원을 들여 산막이옛길과 주변에 유실수를 심어 열매길을 조성하는 한편, 진달래와 철쭉을 심어 수변 경관사업을 마무리했다.
 
괴산군은 이와 함께 괴산댐에 전통 한선을 운행하기로 하고, 지난해 4월 1억9천여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12명이 승선할 수 있는 돛대가 있는 목선 형태의 황포돛배 건조에 들어가 올해 4월부터 본격 운행을 시작했다. 
  
산막이옛길 입구(괴산댐 차돌바위) 선착장에서 산막이옛길 종착점(산막이 선착장)까지 2.5km 구간을 운행하는 한선은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농ㆍ특산물 판매에 따른 농가소득 증대 등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배를 이용하면 왕복 5km에 이르는 코스를 걷기가 부담스러운 어린이나 어르신들도 배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가 없고, 배를 타고 호수를 지나오면 길을 걸을 때와 또 다른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산막이옛길 탐방객이 갔던 길을 그대로 걸어 내려오지 않고, 종점까지 가서 배를 타고 내려올 수 있기 때문에 농ㆍ특산물을 구입한 뒤 힘들게 걸어 돌아와야 하는 불편을 덜고, 농ㆍ특산물을 구매할 경우 뱃삯 일부를 할인해 구입을 유도하고 있다. 

산막이옛길은 유명세를 타면서 조성 2년여 만에 괴산군 최고의 관광자원으로 떠올랐다.

준공 당시 주말에는 하루 평균 1천여명, 주중 500명가량 찾던 것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주말에는 3~4천명으로 관광객이 늘었으며, 주중에도 5~600명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연간 50만명이 산막이옛길을 찾고 있다.

또한 산막이옛길은 ‘걷기 좋은 호반의 길’로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올해 8월의 추천 베스트 국내여행상품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 산막이옛길은 괴산호를 끼고 도는 코스로 조성돼 숲길을 걷는 상쾌함과 함께 호수의 절경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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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가득한 명소로 관광객 유혹

옛 전설, 지형·지물 이용한 스토리텔링 기법 적극 활용

산과 숲, 물이 어우러지는 천혜의 자연경관이 산막이옛길의 가장 큰 자랑거리라면 곳곳에 숨어 있는 명소와 여기에 얽힌 이야깃거리는 길을 걷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른바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용한 것인데, 괴산군은 이를 통해 산막이옛길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스토리텔링 기법이란 ‘스토리(story)’와 ‘텔링(telling)’의 합성어로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밌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다. 문학용어에서 비롯됐지만 최근에 와서는 마케팅 기법으로 쓰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각 지자체마다 관광지의 차별성을 부각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기법으로 사용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산막이옛길에는 26곳의 명소가 있다. 각각의 명소마다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다른 관광지와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길 입구에는 옛날 사오랑 서당의 야외학습장으로 쓰였던 ‘고인돌 쉼터’와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가 하나로 합쳐져 연인의 사랑이 이뤄진다는 ‘연리지’가 있다.

또한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사랑을 나누는 남녀 모습을 하고 있는 ‘정사목’과 노루와 꿩, 토끼 등 야생동물이 지나다니며 목을 축였다는 ‘노루샘’, 자연암석으로 이뤄진 동굴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1968년까지 호랑이(표범)가 실제 살았다는 ‘호랑이굴’,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 같은 매의 형상을 하고 있는 ‘매바위’가 있다.

여기에 미녀가 옷을 벗고 엉덩이를 보이며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형상의 ‘옷벗은 미녀 참나무’, 산막이옛길을 오고가던 사람들이 잠시 여우비를 피하던 동굴인 ‘여우비 바위굴’, 풀 종류인 사위질빵 넝쿨이 버드나무와 하나가 되어 서로 영양분을 주고받으며 공생하고 있는 ‘풀과 나무의 사랑’, 앉은뱅이가 길을 가다 물을 마시고 효험을 봐 걸어갔다는 ‘앉은뱅이 약수’, 특이한 석질로 이뤄진 바위가 괴산을 상징하는 산(山)자 모양을 하고 있다는 ‘괴산바위’, 바위틈에서 시련과 아픔을 이겨내며 자란 ‘시련과 고난의 소나무’ 등 각각의 명소가 품고 있는 이야깃거리가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는 사오랑과 산막이 마을 등 이 일대에 예부터 전해 내려오거나 기존에 있던 지형ㆍ지물을 발굴해 새로운 의미(스토리)를 불어넣은 것으로 괴산군은 스토리테링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산막이옛길을 홍보하고 있다.

일례로 앞서 설명한 호랑이굴 입구에는 지난 5월 길이 160cm, 높이 75cm 크기로 목재로 만든 호랑이 조형물을 설치해 적극 홍보에 나섰으며, 산막이옛길을 찾는 관광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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