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에서 발굴된 문화재 보존해 주세요”
하북면 순지리 일대에서 발굴된 청동기와 삼국시대 등의 유적지와 유물을 보존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4일 양산시와 통도환타지아 등에 공문을 보내 발굴한 유구의 기록보존을 철저히 함과 동시에 발굴조사단의 자문을 받아 안내판과 사진 설명판을 설치하고, 청동기 시대 움집 1동을 재현해 교육 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문화재청의 이 같은 결정에는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을 바라는 지역주민들의 의지와 요구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대개 문화재가 발굴되면 주민 생활에 불편을 준다며 이를 훼손하거나 보존을 반대하는 민원이 주를 이루는 데 반해 하북면 주민들은 오히려 적극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유구의 경우 희소성이 없고 훼손 상태가 심해 문화재적 가치가 떨어져, 보고서 작성 등 단순 기록보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 데다 전문가들조차 문화재청이 보존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지만 주민들은 유적의 보존을 통해 지역 선조들이 이곳에서 살았다는 의미를 후대에 전달해야 한다며 보존을 강하게 요구했다.
하북면발전협의회는 문화재청에 유적지를 관광자원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발송했으며,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환타지아와 함께 가는 지역모임’을 구성해 건의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본지 399호, 2011년 10월 11일자>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번에 발굴한 유구는 객관적으로 보면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없지만 주민들이 먼저 나서 보존을 주장하는 일이 상당히 이례적이어서 문화재청에서 큰 관심을 나타낸 사안이었다”며 “지역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 방안을 고심하는 입장에서 보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민들은 문화재청의 결정에 환영의사를 나타내며 “주민들의 힘으로 지켜낸 문화재를 앞으로 잘 지키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통도환타지아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