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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YMCA에 거는 기대
오피니언

양산YMCA에 거는 기대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403호 입력 2011/11/08 10:29 수정 2011.11.08 10:06



 
ⓒ 양산시민신문 
참된 시민운동 펼치려면
탈정치로 편견 없애고
전문가적 실력을 쌓아서
공공선의 구현에 힘써야


‘공공선(公共善)을 위한 보편적인 시민참여운동’을 펼쳐나가겠다는 각오로 양산YMCA가 출범했다. 5년간의 준비기간 동안 많은 시련과 고난이 있었지만 발기인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창립총회에 이르게 됐다.

1903년 개화기 서울에 황성YMCA를 결성하면서 시작된 우리나라에서의 기독교청년운동은 올해로 100년을 훌쩍 넘어섰다. YMCA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1919년 2.8독립선언과 3.1만세운동에 참가하였고, 1925년 농림부를 설치해 농촌계몽운동에 적극 나섬으로써 식민통치하에서의 국민정신운동에 힘을 쏟았다. 해방직후의 혼란기를 거쳐 1976년 ‘한국YMCA 목적문’을 제정해 운동의 이념을 새롭게 정립하였다. 이후 1990년대를 거치면서 청소년운동을 넘어서 시민운동, 환경운동, 시민권익보호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참여민주주의와 사회적 정의에 기초하여 성숙한 시민사회와 민주시민 리더십을 육성하고 주민의 참여와 자치역량을 키우는 시민정치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 양산은 197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발전과 인구의 증가로 경남도 내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큰 도시로 자리잡았지만, 지방자치시대에 걸맞은 시민단체 활동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이 ‘정신보다는 물질이 우선’하는 전형적인 신흥산업도시의 폐해가 밑바닥에 깔려있다.

또 하나는 전문가나 석학 등 시민운동이나 환경운동을 이끌어나갈 선도적 지식계층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부산과 울산이라는 대도시와 인접한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지역에 대학이 두 개나 있고, 수천개의 기업체가 가동되고 있지만 종사자의 대부분은 인근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지역에 소재한 주요 국가기관 임직원들도 거의 모두 잠깐 거쳐가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고, 심지어는 시청 공무원들도 자녀교육 등을 이유로 대도시에 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지역에 대한 애착이 낮을 수밖에 없고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는 노력이 진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러한 때에 양산YMCA가 창립돼 본격적인 시민운동을 전개해 나갈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의의가 크다 할 것이다. 그 목적과 이념이 분명하고 상당한 준비기간을 거쳐 한국YMCA로부터 승인을 받아 출범하는 만큼 태생적으로 신뢰되는 바가 크다. 거기다 전국의 YMCA 내에서 베테랑으로 인정받는 윤경태 사무총장이 양산YMCA의 창립과정에서 거의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낸 만큼 앞으로 의욕적인 활동이 기대된다 하겠다.

여기서 양산YMCA가 제대로 된 시민운동을 펼쳐나가기 위해 꼭 새겨야 할 몇 가지 단서가 있음을 진언하고자 한다.

첫째는 탈(脫)정치이다. 과거에도 전국조직의 시민사회단체가 양산에 발을 뻗치려 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직의 구성원을 확보하기가 너무 어려웠고, 편향된 정치색을 띤 인사들이 참여하다 보니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다.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도 회원의 탈정치가 전제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참여민주주의를 위한 내공을 쌓아야 한다. 토착권력과 결부된 개발비리와 난개발을 막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지자체의 전횡을 막기 위해서는 비판기능을 강화할 실력을 키워야 한다. 외부의 전문가를 영입해서라도 기구 내부의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불필요한 이념투쟁은 지양해야 한다. 풀뿌리민주주의를 정착시켜 나가는 것은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기본권의 희구다. 양산YMCA가 이기적 욕구에서 벗어나 시민사회 전체의 생존권과 환경권 등 인간답게 살 권리에 대해 앞장설 때 비로소 지지와 호응을 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장재헌 이사장은 창립 인터뷰에서 ‘젊고 건강한 내일의 지도자를 키운다’는 YMCA의 이념을 재확인했다. 건강한 청년을 키워 나가는 것이 올바른 시민운동의 밑거름인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 어깨가 처진 젊은이들을 일으켜 세워 미래의 지도자로 양성해나감은 그 무엇보다도 숭고한 업적이 될 것이다. 그들이 커서 YMCA의 주축이 되고 보편적 가치를 소중히 하는 시민운동의 기수가 된다면 선각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되리라.

아무쪼록 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 비정부기구, 즉 순수민간단체를 이름)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양산에서 시민이 주가 되는 시민운동의 시금석이 되도록 정진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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