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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지역 특산물 축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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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지역 특산물 축제 유감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404호 입력 2011/11/15 09:59 수정 2011.11.15 09:34



 
ⓒ 양산시민신문 
특산물 홍보 위한 축제는
우리만의 잔치 아닌
손님 끄는 축제 되도록
관과 민이 머리 맞대야


배내골 사과축제가 펼쳐졌다. 청정한 공기와 맑은 물이 어우러진 배내골 원동 선리마을은 일명 사과마을이기도 하다. 특별히 사과작목반이 운영되면서 집단으로 계획적인 재배가 이루어지고 당국에서 지원하는 사과축제를 통해 바깥세상에도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사과축제를 다녀온 관광객들이나 행사진행에 참가한 시민들 사이에서 작은 불만의 소리가 배어 나온다.

축제의 주인공인 배내골 사과의 홍보나 판매와 관련된 체계적인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다양한 공연과 함께 사과쥬스 마시기, 껍질 길게 깎기, 사과 빨리 먹기 등 이벤트가 벌어지고 원하는 방문객들에게 사과 따기 체험도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 특산물 판매장과 농촌문화체험장이 개설돼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겸비되었다는 행사 관계자의 자랑도 있었다.

그러나 사과축제의 본질이 강조되지 않는 행사는 일회성이자 변죽만 울리는 소모적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이번에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사과축제에 길에 서서 사과 한 쪽 시식하는 것 말고는 다른 축제현장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그렇고 그런 행사에 불과했다고 이야기한다.

배내골 사과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부족할 뿐 아니라 오히려 축제행사에 내놓은 사과는 평소에 판매하는 고품질 사과보다 못하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기가 막혀 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배내골 가을경치를 보러온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잠시 길에 세우고 사과 한 입 물리는 ‘그들만의 잔치’라는 것이다.

배내골 사과는 인근 밀양의 얼음골 사과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의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선리 마을 주민들로 조직된 사과작목반의 협업과 공동출하를 통해 농가소득을 올리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도 하다. 원동 매실과 더불어 양산의 특산품으로 관리되어 손색이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축제 현장에서마저 배내골 사과 알리기 준비가 소홀한 것은 문제가 있다.

이런 현상은 원동지역의 다른 축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매년 봄이면 내포마을 주변에서 매화꽃축제가 펼쳐진다. 예전에는 관사마을 철도변에서도 매화꽃을 찾는 관광객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그뿐이다. 카메라를 메고 낙동강변과 내포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아름다운 매화를 배경으로 한껏 사진을 찍으며 하루를 즐기고 가지만 막상 지역에 떨어지는 경제 효과는 미미하기만 하다.

이럴 바에는 매화축제보다 6월 초에 매실축제를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매실 엑기스를 판매하고 있지만 참가하는 매실 농가의 비협조로 시중 대형 할인마트에서 판매하는 그것보다 결코 저렴하지도 않고 품질도 낫다고 할 수 없는 상품이 나온다는 것이다. 축제에 와서 즐기고 기념으로 엑기스 한 통씩 사 갈 수도 있는데 시중에서 파는 것과 똑같이 큰 용기에 몇 만원씩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조그만 기념 병을 제작해서 적은 돈으로 누구나 사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편이 행사 취지에 맞지 않느냐 하는 지적이다.
옳은 말이다.

고로쇠축제와 함께 원동지역의 3대 축제인 매화축제와 사과축제는 모두 지역의 특산물과 연계한 상품 홍보성 이벤트의 성격이 짙다. 더구나 영남알프스의 줄기인 제약산과 천태산을 연결하는 산세가 뛰어나 이 곳을 찾는 탐방객 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원동과 울주군 석남사를 잇는 국가지원지방도 69호선이 개설돼 차량을 이용한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관광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의 관광수입을 올리려면 기존의 축제를 재정비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실제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관ㆍ민이 협력해 나가야 한다. 여기에는 지역 농가의 적극 참여가 필수적이다. 매실, 고로쇠, 사과 농가 할 것 없이 축제를 치르려면 자기희생이 뒤따라야 한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축제에 내놓는 상품을 등한시해서야 무슨 홍보가 되겠는가. 당국에서는 홍보 극대화를 위한 솔깃한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일반적 발상을 뛰어넘어 축제를 찾는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축제의 핵심 소재를 잘 알리면서도 가볍게 구매할 수 있는 적절한 규모의 기념품을 개발하고, 산지에서 가장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내놓아 관광객의 발걸음을 붙잡아야 한다. 문경사과축제에서 본 엄청난 수의 사과로 장식한 축제홍보판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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