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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법 좋아하면 법으로 망한다’는 속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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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법 좋아하면 법으로 망한다’는 속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407호 입력 2011/12/06 10:05 수정 2011.12.06 09:35



 
 
‘법 없이도 살 사람’ 평가는
최고의 인격적 가치일 것
지역 내 어지간한 분쟁도
대화와 양보로 풀어나가자


물론 유치한 우스갯소리다. 하지만 세상에는 이해와 설득보다 법에 호소하는 사람도 없지 않아 고소ㆍ고발이 넘쳐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주말 어느 지상파 방송의 개그 프로를 본 사람들은 모두 알아챘을 것이다. 대부분의 개그 코너에서 특정한 한 사람에 대해 조롱 섞인 비아냥거림을 여과 없이 내보냈기 때문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인기검색순위 상위에 링크된 그들은 국회의원 강용석과 개그맨 최효종이다.

원래 한나라당 소속이었다가 제명돼 무소속인 강용석 의원은 명예 훼손과 무고 등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강 의원은 지난해 7월 국회 전국대학생토론회 뒤풀이에서 한 아나운서 지망 여대생들에게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 한다”, “대통령도 예쁜 여학생의 연락처를 알려고 했을 것”이라는 등의 성희롱 발언으로 아나운서의 명예를 훼손하고 이를 보도한 일간지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라며 무고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종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강 의원이 이번에는 개그맨 최효종을 고소함으로써 또 한 번 뉴스를 탔다. 개그콘서트 한 코너에서 ‘국회의원 되는 법’을 풍자한 개그를 두고 ‘국회의원 집단 모욕죄’로 고소한 것이다. 고소 12일 만에 취하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무죄 입증을 위해 개그맨을 이용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법 좋아하면 법으로 망한다’는 속설은 특히 신흥개발도시에서 우후죽순처럼 분쟁이 발생하는 곳에서 고소ㆍ고발사건이 많이 일어남으로써 생긴 말이다. 우리 지역 인근의 울산이나 김해지역 사람들을 빗대어 그렇게 치부하기도 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표현이 당사자의 인격을 높이 평가하는 말이라는 것은 반대로 법에 의존하는 일을 지양하도록 인식하고 있다.

개운중학교는 웅상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중학과정으로 지역주민들의 애정이 남다른 학교다. 그런데 최근 개교 6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총동창회와 행사추진위원회 간에 다툼이 발전해 법원까지 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애초에 총동창회 이사회에서 인정한 추진위원회가 행사 준비에 나섰는데 진행과정에서 동창회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고 생각한 동창회측에서 행사를 못 하도록 가로막고 나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교측과도 마찰을 빚어 결국 행사는 학교가 아닌 운동장으로 옮겨 치르게 됐다. 문제는 행사일을 이틀 앞두고 동창회 측에서 행사중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것. 아무리 서로 의논이 맞지 않고 대립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친목과 우의로 결성된 동창회 내부 문제를 소송으로 몰고 간 처사는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총동창회와 추진위원회 중 누가 맞고 틀리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학교의 60년 역사를 알리고 지역 내에서의 입지를 돈독히 하면서 동문들 간의 우의를 다지는 축제로 치러져야 할 행사가 몇몇 인사들의 주도권 싸움으로 얼룩져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교와 재단측에서의 보다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개운중학교는 이미 학교 재산과 관련된 소송으로 인해 곤경에 처해 있다. 2009년 3월 학교 부지 내에 양산향교 재산인 토지 사용 문제로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 끝에 패소해 수천만원의 임대료와 이자를 물어주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학교법인측에서는 과거 사실상 무상으로 기부받은 재산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재원이 없다는 이유로 법원의 결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판결 이후에는 향교 소유부지 내의 정문을 자진 폐쇄하는 등 학생들을 볼모로 사태 해결에 피동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양산향교에서는 2년이 넘도록 토지의 인도와 사용료 납부가 이루어지지 않자 학교법인 효암학원의 재산을 압류한 뒤 경매처분까지 진행했지만 교육지원청의 처분허가가 나지 않아 미해결상태로 있다.

최근 경남도의회 교육청 사무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돼 도 교육지원청이 중재에 나서 문제를 해결하라는 의원의 주문이 나왔다.

개운중학교와 효암고등학교는 그야말로 웅상지역, 나아가 양산의 전통 있는 사학이다. 특히 효암고는 지난해부터 기숙형사립고로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어 명문고로 거듭날 기회를 맞고 있다. 이러한 때에 학교법인과 학교측에서는 보다 진지하고 전향적인 자세로 동문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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