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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탄소배출 제로 도시계획과 신재생에너지
아름다운 농촌마을 에너지 자립으로 우뚝서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412호 입력 2012/01/10 14:33 수정 2012.01.10 01:53
③ 골칫거리 축산폐기물로 에너지 자급 - 독일 마우엔하임




중동의 부국 아랍에미리트 연합의 중심지 아부다비 도심에서 20km 인근에 조성되고 있는 마스다르 시티는 탄소배출 제로 도시를 꿈꾸고 있다.

5만명의 인구를 계획하고 있는 마스다르 시티는 도시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중 대부분을 태양광(82%)에서 얻고 나머지는 쓰레기에서 얻은 재생에너지(17%)와 풍력발전(1%)을 통해 공급받는다는 계획이다. 대중교통수단으로는 배터리로 움직이는 무인전기자동차가 운영된다. 도시 쓰레기는 50%가 재활용되고 33%는 발전소 연료로 사용되며, 나머지는 퇴비로 쓰여 완벽한 처리가 가능하도록 한다.

최근 우리나라도 많은 지자체에서 친환경 대체에너지 개발사업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선정된 양산시민신문과 거제신문, 고성신문, 남해시대, 남해신문, 통영신문 등 6개 신문사가 공동기획취재단을 구성해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도시 사례를 취재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찜통 도시에 조성된 바람길 - 독일 슈투트가르트
② 태양과 바람으로 돈을 부르다 - 독일 프라이부르크
③ 골칫거리 축산폐기물로 에너지 자급 - 독일 마우엔하임
④ 교통과 환경 모두 해결하는 오토리브 - 프랑스 파리
⑤ 신재생에너지 사업,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 양산시

※ 이 취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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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서남쪽 스위스 국경이 멀지 않은 바덴뷔텐베르그주의 징엔시 외곽에 자리한 마우엔하임은 작은 마을이지만 휴양지답게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세계적인 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에서 동쪽으로 흑림지대인 슈바르쯔발트를 통과해 휴양지인 보덴제 호수에 다다르기 전에 위치한 이 마을은 최근 아름다운 전원이 아니라 에너지 자급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바이오매스 설비가 가동되면서 ‘바이오 마을’이란 별명을 얻고 있는데 최근 재생에너지에 대한 환경적 관심이 증가되면서 독일 국내는 물론 해외의 환경단체 회원, 신재생에너지 관계자 등이 많이 찾고 있다.


소똥과 잡초로 열병합 발전


마우엔하임 마을 주민은 100가구 430명 정도다.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으며, 주민 대부분이 농업과 목축업에 종사하고 있다. 마우엔하임은 독일 전체에서는 두 번째지만 바덴뷔텐베르그주에서는 가장 먼저 에너지 자립마을이 되었다. 2006년 11월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우드칩과 태양열을 이용해 난방에너지를 해결하였다.

이 마을의 바이오매스 설비는 500KW/H이며, 연간 400만KW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양은 마을 전체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의 9배에 달하는 수치로 생산된 전력은 주민들이 직접 사용하지 않고 일단 전기회사로 송출된다. 전기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열은 난방에너지로 사용된다. 마을 곳곳에 거미줄처럼 깔려있는 배관을 통해 대부분의 주택에 난방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바이오매스 설비 열병합 발전은 가축의 분뇨와 수확 뒤의 옥수수 등을 사용하는데 마을의 농지 180ha에서 나오는 6천500톤의 잡초와 250마리의 소 축사에서 배출하는 분뇨를 섞어 숙성시켜 가스를 만들고 있다.


발전시 나오는 열로 난방 활용


난방용 열을 전달하기 위해 왕복 8km의 파이프가 마을 전체에 설비되어 있다. 지금은 66가구가 이 난방열을 이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새로 지을 집을 예상해 마을 전체에 배관이 완료되어 있다. 나머지 가구는 이미 자체 난방을 가설했거나 가옥 구조상 이용이 어려운 가정이라 한다. 마을 내 파이프 설치는 바이오매스 설비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서 무상으로 설치해 주었다. 다시 말하면 골칫거리인 소똥과 농작물쓰레기를 치워주고 거기다 저렴한 난방효과도 얻고 있는 셈이다.

나무칩을 태워만드는 난방설비는 1MW/H 정도의 설비로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철에 일시적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가동되는 예비설비다. 여기에 필요한 나무는 인근 슈바르쯔발트(흑림)에서 나오는 잡목을 잘게 잘라서 사용한다.


주민이 직접 설립한 회사


마우엔하임에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요약하자면 두 개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발전설비이며, 두 번째는 지역난방을 위한 설비다. 전기 생산을 하는 바이오매스 설비는 특이하게도 정부나 공공기관이 아닌 순수한 개인 투자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마을에 거주하는 3개의 농가가 그 주인이다. 대표자 3명의 이름을 따서 회사명도 KCH천연가스주식회사로 붙였다.

이들은 자신들의 경작지에서 나오는 농작물과 축사 폐기물을 이용한 바이오매스 설비를 했다. 모두 140만유로(약 22억원)의 설비비가 투자됐는데 생산된 전기를 팔아 연간 60만유로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설비시스템의 관리도 이들이 직접 하고 있다. 트랙터로 농작물과 축산폐기물을 싸이로에 투입하는 일은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한 번씩 진행되는데 하루 3시간 정도 소요될 뿐이다. 설비의 가동은 자동처리하고, 정기적인 검사는 전문인에게 의뢰하기 때문에 거의 사람이 없이 운영하고 있다.


안정된 가격으로 난방 해결


신재생에너지로 난방을 해결하겠다는 마을 주민들의 욕구는 바이오매스 발전시설 운영자와 서로 이해관계가 맞으면서 현실화됐다. 업체는 전기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모아 난방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설치하고 마을 전체에 파이프를 묻어주었다. 주민들은 수요자로서 비용을 지불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을 설치하기 전보다 절반가량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장기적인 계약에 의해 요금이 동결되어 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에너지 값이 아무리 오르더라도 특별한 인상 없이 안정적으로 난방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우엔하임 마을에서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소득 증가에도 기여하지만 더 큰 의미가 있다. 지구온난화를 억제하여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일이다. 마을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연간 총 3천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절감하고 있다.

이 마을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성공은 인근 마을에까지 영향을 미쳐 에너지 자립마을이 확산되고 있다. 마을 주변에 넓은 농지와 초지만 있다면 에너지원은 무한한 것이다. 다만 바이오매스의 특성상 악취를 줄이기 위해 인가에서 다소 이격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멀리 떨어져서도 안된다. 난방용 배관을 매설하는 데 드는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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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바이오가스는 100% 저장된 태양에너지”

KCH 천연가스 주식회사
에리히 헤닝거 공동 대표


마우헨하임에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는 민간사업자 KCH천연가스주식회사 에리히 헤닝거(Erich Henninger, 56) 공동대표는 “태양이 비추면 풀이 자라고, 그것을 말이나 소가 먹고 소똥이 나오면 풀과 사료용 옥수수를 섞어 바이오에너지를 만들어 마을 사람들이 편리하게 전기나 온수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헤닝거 대표에 따르면, 하루 24〜25톤 가량의 축산폐기물을 발효시켜 용광로에 저장하고, 발효기계에 섞어 가스를 탱크에 저장, 제너라이즈 동력을 이용, 전기와 온수를 생산하는 데 약 6주가 걸린다고 한다. 그 폐기물은 다시 아무 냄새도 없는 액화 거름으로 인근 농가에 무상 배포, 자연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저장된 태양에너지라고 거듭 강조한다. 

투자적 가치는 물론 환경보호 차원에서 시작한 이 사업은 제1차 주민 설명회에서 40% 이상이 찬성했고, 마지막에는 만장일치로 합의, 수월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민은 20년간 비용인상 없이 전기와 온수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선택했고, 투자자인 자신들은 잉여 전기를 전기회사에 팔아 매년 10% 이상의 수익금을 내는 구조면에서도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이는 곧 “에너지 자립마을이 곧 지구의 미래”라는 친환경 에너지 비전에 대해 서로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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