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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탄소배출 제로 도시계획과 신재생에너지
“무공해 전기자동차 싸게 빌려 타세요”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413호 입력 2012/01/17 11:25 수정 2012.01.17 10:42
④ 교통과 환경 모두 해결하는 오토리브 - 프랑스 파리




↑↑ 저녁시간 파리시내는 극심한 교통혼잡상황을 연출한다
중동의 부국 아랍에미리트 연합의 중심지 아부다비 도심에서 20km 인근에 조성되고 있는 마스다르 시티는 탄소배출 제로 도시를 꿈꾸고 있다.

5만명의 인구를 계획하고 있는 마스다르 시티는 도시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중 대부분을 태양광(82%)에서 얻고 나머지는 쓰레기에서 얻은 재생에너지(17%)와 풍력발전(1%)을 통해 공급받는다는 계획이다. 대중교통수단으로는 배터리로 움직이는 무인전기자동차가 운영된다. 도시 쓰레기는 50%가 재활용되고 33%는 발전소 연료로 사용되며, 나머지는 퇴비로 쓰여 완벽한 처리가 가능하도록 한다.

최근 우리나라도 많은 지자체에서 친환경 대체에너지 개발사업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선정된 양산시민신문과 거제신문, 고성신문, 남해시대, 남해신문, 통영신문 등 6개 신문사가 공동기획취재단을 구성해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도시 사례를 취재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찜통 도시에 조성된 바람길 - 독일 슈투트가르트
② 태양과 바람으로 돈을 부르다 - 독일 프라이부르크
③ 골칫거리 축산폐기물로 에너지 자급 - 독일 마우엔하임
④ 교통과 환경 모두 해결하는 오토리브 - 프랑스 파리
⑤ 신재생에너지 사업,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 양산시

※ 이 취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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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독일과의 접경인 스트라스부르에서 초고속열차 떼제베(TGV, Tres Grande Vitesse)를 타고 파리로 왔다. 겨울철이라 오후 5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거리는 어둠이 짙게 깔려있다. 사흘 동안 조용하고 안정된 독일의 도시들을 둘러보다가 활기가 넘치는 파리를 보니 역시 유럽의 중심도시답다.


최악의 교통지옥, 파리 시내


가이드에 의하면 파리는 시가지의 규모가 가로 13㎞, 세로 9㎞에 불과하다. 인구도 230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초 자치체인 45개의 코뮌을 포함한 광역시의 인구는 1천만명을 넘는다. 또 시내에는 매일 시민들 숫자보다 많은 외래 관광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취재단 일행이 샹젤리제 거리로 가는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목에서 지하철 환기구 주변에 노숙을 하고 있는 집시들이 눈에 띄었다.

파리는 고색창연한 옛 건물과 거리 등을 그대도 유지하다보니 집의 유지보수는 어려우면서도 집세는 비싸고 주차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개구리주차는 파리의 주차난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파리시민들은 아예 차를 소유하지 않으려 한다. 시민들의 승용차 보유율은 40%가 채 안된다. 택시요금이 비싸 대부분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도심의 교통체증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자동차 공공임대사업의 시작


2007년 7월, 파리시는 자전거 공공임대제도인 ‘밸로리브(Velolib)를 시행해 교통수단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전거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자전거가 가진 한계 역시 분명했다. 1년의 절반인 6개월은 비가 오거나 강한 추위가 지속되는 기후여건에서 오는 문제와 장거리를 운행하거나 가족이나 동행자를 태우기 힘들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가 바로 오토리브(Autolib)다. 자동차를 의미하는 ‘auto’와 자유를 의미하는 ‘libre’가 이뤄진 합성어인 오토리브는 교통수단인 자동차에 더 이상 구속받지 말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들라노에 파리 시장은 “교통수단에 대해 선택권을 갖고, 정말 필요할 경우에만 개인차를 소유하는 것, 우리는 자동차 차제가 아니라 교통수단으로부터 비롯되는 오염문제나 여러 헤게모니와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비의 반값으로 이용가능


공공 전기자동차로 매연 없는 친환경도시를 만들려는 야심찬 실험에 나선 파리시는 2개월의 시범운영 후 지난 5일부터 오토리브 서비스의 본격가동에 나섰다. 하루 10유로(약 1만6천원), 한해 144유로(약 23만원)만 내면 전기자동차를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는 이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시작된 셈이다.

오토리브의 가격체제는 크게 3가지로 되어 있는데 관광객 등 일시체류자를 위한 1일 사용 또는 일주일 사용권과 파리거주민 등 장기사용을 원하는 1년 회원권이 있다.

필요한 사람이 자동차를 대여해 목적지까지 타고 간 뒤 목적지 인근의 지정주차장에 반납하는 방식으로, 이번 실험이 성공하면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자가용으로 인한 교통체증도 줄어들 것으로 파리시는 전망했다.


시는 인프라 제공, 차량은 사업자가


오토리브는 파리시와 대기업인 볼로레의 합작 형태로 도입됐다. 2012년 말까지 총 3천대의 ‘블루카’를 도입할 계획인 파리시는 전기자동차 도입을 위해 수도권 도시들과 함께 기본 인프라를 마련했다. 2억유로(우리 돈 약 3천120억원)를 투자해 전기충전소와 주차공간 설치를 맡고 있다.

반면 전기자동차 ‘블루카’는 프랑스 대기업 볼로레가 공급한다. 이를 위해 볼로레는 지난 15년간 1조5천억유로(우리 돈 2천4백조원)를 투자해 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블루카에 장착했다. 이 배터리는 4시간 충전으로 250㎞ 운행이 가능하며 최고 시속 130㎞까지 낼 수 있으나 안전상의 이유로 100㎞로 제한해 두었다고 한다. 계약에 따르면 볼로레측은 파리시에 주차 1자리당 연간 750유로(약 120만원)를 지불하고 나머지 이익을 가져가게 된다.


전기차 통한 녹색실험, 낙관은 이르다


하지만 이러한 녹색실험을 두고 전문가들은 일단 관망 중이다.

앞서 공공 자전거 서비스인 ‘벨로리브’의 경우 도입 이후 모두 7천8백대의 자전거가 도난당하고 1만1천800대가 훼손되는 쓰라린 경험을 얻은 것이다. 오토리브가 도입되면 개당 1만4천600유로(약 2천300만원)로 전기차의 가장 비싼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를 노린 절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또 파리의 택시업계와 렌트카 업체들은 자신들의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반발하고, 파리의 운전자들은 오토리브 차량이 악명 높은 파리의 주차난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만 오토리브의 긍정적 효과는 절대로 간과할 수는 없다. 자동차에 대한 인식전환이 현재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오토리브 서비스를 본격 가동한지 이틀만에 3천500명이 회원 가입 신청을 했다는 점에서도 이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고무적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성급한 낙관은 무리일 것이다. 파리시와 볼로레의 합작품인 오토리브를 파리시민들과 나아가 세계인이 어떻게 운전할지 조심스레 지켜볼 일이다.

↑↑ 오토리브에 사용되는 전기자동차를 타보고 있는 기자

↑↑ 오토리브 예약과 실시간 운행상황을 관리하는 볼로레사의 관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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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제로오염과 제로소음으로 친환경 추구한다”

 
 
볼로레(Bollore) 주식회사 줄리앙 홍보팀장


“물론 오토리브가 완벽한 솔루션은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전기가 100퍼센트 깨끗한 에너지는 아니다보니 반대도 있죠. 하지만 지금 상태로서는 이것이 최상입니다”

세계 최초의 전기자동차 대여서비스인 ‘오토리브’ 운영사인 볼로레사의 홍보담당 줄리앙은 말한다. “오토리브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동차의 충전을 태양광으로 하는 거죠. 지금의 리튬메탈중합축전지(LMP)는 완벽한 솔루션으로 향하는 전 단계로 보면 됩니다”

그는 볼로레가 파리시와의 오토리브 서비스 입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 역시 15년간 연구해 온 축전지에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리튬배터리는 가열시 폭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지금 ‘블루카’로 명명된 오토리브 서비스에 이용되는 자동차에 쓰이는 LMP는 그럴 위험이 적다고 한다.

또 ‘제로 오염과 제로 소음’이라는 슬로건답게 친환경적이라는 것. 하지만 이러한 배터리의 성능뿐만 아니라 오토리브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콜센터 시스템과 자동차에 관한 다양한 업무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는 환경 또한 갖췄기 때문에 파리시와 합작해 이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줄리앙 팀장은 “한 번 충전하면 250킬로미터 주행이 가능하므로 도심뿐 아니라 파리 외곽 시골마을까지 오토리브 서비스를 확충하는 게 목표”라며 “예약과 차량통제, 충전 스테이션 등 자동차 현황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돼 있으므로 이를 점차 확충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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