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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탄소배출 제로 도시계획과 신재생에너지
신재생에너지 선도도시 관·민 협동 필수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414호 입력 2012/01/31 10:37 수정 2012.01.31 09:48
⑤ 신재생에너지 사업,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 양산시




↑↑ 문화예술회관 뒤쪽 주차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

중동의 부국 아랍에미리트 연합의 중심지 아부다비 도심에서 20km 인근에 조성되고 있는 마스다르 시티는 탄소배출 제로 도시를 꿈꾸고 있다.

5만명의 인구를 계획하고 있는 마스다르 시티는 도시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중 대부분을 태양광(82%)에서 얻고 나머지는 쓰레기에서 얻은 재생에너지(17%)와 풍력발전(1%)을 통해 공급받는다는 계획이다. 대중교통수단으로는 배터리로 움직이는 무인전기자동차가 운영된다. 도시 쓰레기는 50%가 재활용되고 33%는 발전소 연료로 사용되며, 나머지는 퇴비로 쓰여 완벽한 처리가 가능하도록 한다.

최근 우리나라도 많은 지자체에서 친환경 대체에너지 개발사업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선정된 양산시민신문과 거제신문, 고성신문, 남해시대, 남해신문, 통영신문 등 6개 신문사가 공동기획취재단을 구성해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도시 사례를 취재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찜통 도시에 조성된 바람길 - 독일 슈투트가르트
② 태양과 바람으로 돈을 부르다 - 독일 프라이부르크
③ 골칫거리 축산폐기물로 에너지 자급 - 독일 마우엔하임
④ 교통과 환경 모두 해결하는 오토리브 - 프랑스 파리
⑤ 신재생에너지 사업,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 양산시

※ 이 취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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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걸친 기획취재를 통해 독일과 프랑스의 신재생에너지 선도도시를 둘러본 결과 공통된 느낌은 관과 민의 합의에 바탕을 둔 정책 추진으로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었다. 특히 독일에서 슈투트가르트의 바람길 정책에 따른 건축제한정책, 프라이부르크의 태양광 발전설비의 확산, 마우엔하임의 자발적인 주민협의체를 통한 바이오매스 설비 등의 추진 과정을 살펴보면 지방정부는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합리적인 정책을 설정하고, 시민들은 환경을 생각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실리적 이득을 얻으면서 동참하는 이른바 명분과 실리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양산시는 지난해 초 신재생에너지 선도도시 추진 방침을 밝혔다. 화석연료의 고갈에 대비한 에너지원의 다변화와 자립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는 또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구현하는 근거가 된다. 세계적으로 대체에너지의 개발은 산업의 필수가 되고 있다.

지난해 시는 27억원을 투입해 원동면에 120㎾/h 규모의 바이오가스 열병합발전설비를 추진했다. 또, 민간투자를 유치해 신불산 정상부에 2기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 2㎿/h 용량의 풍력발전설치사업에는 90억원이 소요됐다.

시청사 주차장에 설치한 태양광발전시설은 시간당 10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연간 13만㎾ 생산을 예상하고 있다. 모두 7억원 이상이 투입된 이 사업으로 인하여 시청사 운용에 필요한 전력의 일부를 충당하고 있다. 절감되는 전기사용료는 연간 1천200만원에 달한다. 또, 종합운동장 광장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설에서는 20㎾/h의 전기가 생산돼 운동장 내 가로등 시설 운용에 자급하고 있다.

유산폐기물매립장에 설치하고 있는 바이오가스화시설은 올해부터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된 축산폐기물과 일반 음식물쓰레기를 자원화하는 시설이다. 1일 130톤 규모의 바이오매스 설비는 300㎾/h 발전기 2대를 설치하여 연간 56만㎾의 전기를 생산할 계획인데 자체 시설 소요분을 제외한 전기를 한전에 팔아 수익을 올린다는 복안으로 내년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국민체육센터와 시립도서관, 농산물유통센터 등 공공시설에는 지열을 활용한 난방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으며,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를 그린에너지 조성사업지구로 선정해 연계 추진하고 있다.


늘어나는 태양광 발전설비 수요


시는 올해 사업으로 지역내 23곳의 경로당에 자체 전기로 사용할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3억2천만원을 들여 대당 1일 2㎾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기를 설치하는데 우선 일조량이 충분하고 전기 사용량이 많은 곳부터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민간분야에서도 전기 사용량이 많은 기업을 중심으로 최근 태양광발전시설을 자체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웅비공단에 있는 A기업의 경우 연간 4~5억원의 전기사용료를 지출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공장건물 지붕에 태양광발전설비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40억원 정도를 투자해 1천500㎾/h의 발전설비를 갖춘다면 매년 7억원 정도의 전기판매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경영면에서도 크게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다.

인근 김해시는 조성 중인 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서는 모든 공장의 지붕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민간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340억원을 들여 발전시설을 구축하게 된다. 여기서 생산되는 연간 1만3천㎾의 전기는 재생에너지 형태로 한국전력에 판매될 계획인데 연간 6천1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예상된다.

풍력발전도 우리 지역의 기상여건에 비추어 유망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이다. 어곡동에서 원동면으로 넘어가는 신불산 정상부에 이미 2기의 풍력발전설비가 가동 중이다. 올해도 민간사업자의 풍력발전설비가 추진 중이다. 최치식 시 에너지관리담당은 “국내에서 양산의 풍력발전 입지조건은 양호한 편에 속한다. 올해 민간분야에서 신불산 일원에 30㎿ 규모의 풍력발전설비가 추진 중인데 시에서도 최대한 행정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당위성


양산은 누가 뭐라고 해도 기업도시로 불려 손색이 없다. 대도시를 피해 이전하기 시작한 중소기업들이 수천 개를 넘어섰고 앞으로도 속속 조성되는 공장부지들이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통도사로 대표되는 불교문화와 천성산과 영남알프스 주변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관광산업이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여기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디자인과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여 나가는 것으로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시대적으로도 부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의 추진에는 시의 의지와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세계적인 환경수도로 자리잡은 프라이부르크는 태양광발전설비를 원하는 개인이나 기업, 공공기관에 대하여 보조금이나 저리의 융자를 제공함으로써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행정력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맞춤형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친환경 대체에너지 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만든 것이다.


민간 참여 인센티브 확대 필요


이와 같이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이나 기업 등 민간분야에서 적극 참여할 명분과 실리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지원책으로는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일반 주택의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한 보조금 지원제도가 있고, 한전에서는 발전효율에 따라 최대 1.5배의 가격으로 매입해주고 있다. 하지만 민간부문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지원책이 충분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지자체가 신재생에너지 선도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관련예산의 확보가 절실하다.

특히 우리 지역에서 유력한 재생에너지 분야인 태양광 발전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재정적 인센티브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시는 공유재산의 활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조례상의 임대료 규정을 개정해서라도 사업자가 투자할 기회를 늘려 나가는 한편, 민간 분야 참여에 대한 지원 예산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최치식 시 에너지관리담당은 “개인이 태양광발전설비를 원할 경우 심사를 거쳐 시설비의 50%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시에서 10%를 지원하고 있다”며, “경남도의 MEMC사업의 태양광발전분야 민간사업으로 채택될 경우 별도의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공기관에서의 선도 역할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사업에 사회적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최근 지역에서는 많은 공공기관들이 신도시지역으로 청사를 새로 지어 이전했다. 각종 공단(公團) 사무실을 포함해 보건소와 경찰서까지 신청사로 옮겨갔다. 이들 청사 건물 옥상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설비의 설치는 파급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다. 자체 전력 수요를 충당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외 수익을 올리는 효과를 감안한다면 자체 사업을 할 수도 있고 일반 사업자에게 시설을 이용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태양광 발전설비 생산업체인 T사의 김병식 경남지사장은 “건물 옥상을 12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면 규모에 따라 연간 수백만원~수천만원의 사용료를 건물주에 지급하면서 단일 발전소를 운용할 수 있다”면서 “놀려둔 건물 옥상을 활용해 돈도 벌고 친환경 재생에너지 개발사업 참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프라이부르크의 신도시격인 보봉지구에서 본 연립주택들은 태양광 발전설비를 장착한 것 말고도 에너지 절약형 자재와 설비로 외관까지 뛰어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과 견학자들로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의 자체적 이점 외에도 관광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얻고 있는 것이다. 이 점 역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신불산 정상부에 민간사업자가 설치한 풍력발전기

↑↑ 단열재와 태양광발전을 활용한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주택단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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