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수난시대다. 대기업의 대형할인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의 무차별 공세에 상권을 빼앗기고 있고, 소비자들도 상대적으로 이용이 불편한 전통시장을 꺼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상황에서도 상인들의 자구노력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있는 전통시장이 눈길을 끈다. 바로 덕계종합상설시장이다. ↑↑ 시설현대화사업의 하나로 엘리베이터와 LED 홍보판이 설치된 덕계종합상설시장의 전경. 덕계시장은 시설은 물론 경영현대화사업을 통한 현대적인 경영기법을 도입해 어려움을 이겨나가고 있다. ⓒ
덕계종합상설시장(회장 신진기, 이하 덕계시장)은 시설과 경영현대화사업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2002년 공기정화시설 설치로 시작한 시설현대화사업은 2006년 냉ㆍ난방시설 설치, 2007년 화장실 개ㆍ보수와 엘리베이터 설치, 2009년 지하주차장 환경개선, 2010년 고효율 LED 조명 설치 등을 추진해왔다.
특히 올해부터 시장 시설현대화 5개년 계획을 수립해 2012년 주차장 추가 확보, 2013년 태양광 발전 모듈 설치, 2014년 차양막(아케이드) 설치, 2015년 고객휴게실 설치, 2016년 엘리베이터 설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중기청 지원 통해 주차장 추가 확보
이 가운데 올해 추진하는 주차장 추가 확보는 중소기업청과 양산시의 지원을 받아 19억원의 예산으로 시장 뒤편 덕계동 758-6번지 일대 1천399㎡를 매입해 주차장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현재 지하주차장 60면, 지상주차장 10면에다 추가로 60면 가량의 주차공간이 더 확보돼 이용객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상반기 중으로 사업을 끝낼 방침이어서 이르면 6월 이후부터 주차장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덕계시장은 시설현대화와 함께 상인들의 친절과 현대적 마케팅을 접목한 경영현대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덕계시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년 연속 중소기업청에서 시행하는 경영현대화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대형할인점과 같은 경품 추첨 등 고객 감사 이벤트를 해마다 펼쳐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는 덕계시장 번영회의 역할이 컸다. 번영회는 재래시장상인엽합회와 시장경영진흥원, 경남도, 양산시 등에서 진행하는 워크숍과 교육에 빠짐없이 참가하면서 우수사례와 선진기법을 시장 경영에 도입했다.
대형할인점 경쟁도 자신, 정관신도시까지 흡수
그 결과 불과 800m 떨어진 곳에 메가마트, 2.8km 지점에 있는 롯데마트와 경쟁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이 성장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게다가 최근 2010년 초부터 입주가 본격화됐지만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정관신도시의 수요까지 흡수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시장번영회 신진기 회장은 “현재 시장 내 229곳의 점포 가운데 비어 있는 점포는 4곳에 불과하다”며 “단일 건물로 된 전통시장 가운데 1층은 물론 2층에 있는 점포도 권리금을 받을 정도로 활성화된 곳은 전국에서 덕계시장이 유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상인들의 단합과 협조가 있었기에 번영회 차원에서 각종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할 수 있었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