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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4.11 국회의원 선거 유권자 간담회
유권자는 여전히 소통에 목 마르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419호 입력 2012/03/06 12:46 수정 2012.03.06 12:48
국회의원 선거, 화두는 ‘소통’과 ‘청렴’




↑↑ 본사가 주최한 <제19대 국회의원선거 유권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당선 이후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신뢰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우리가 ‘불통’의 시대를 겪어왔음을 반증하는 것일까? 19대 총선을 앞두고 양산지역 유권자 대표들은 ‘소통’을 강조했다. 지역 주민을 대신할 일꾼의 자격으로 ‘청렴을 바탕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을 손꼽았다.

지난달 28일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된 ‘제19대 총선 유권자 간담회’에서 참석자 대부분이 국회의원의 기본 자격으로 ‘청렴과 소통’을 강조했다. 본지 박성진 편집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에는 김지원 코리아시스템 대표(기업경제), 박학수 양산시상공업연합회장(소상공계), 박세종 양산시노인회사무국장(노인복지), 유영호 작가(문화예술), 윤경태 양산YMCA사무총장(사회단체), 이기은 양산YWCA사무총장(여성), 박성범 부산대학생(청년) 등 7명의 유권자가 각계를 대표해 참석했다.


  박 의장 돈봉투 사건
  청렴에 대한 욕구 키워


진행을 맡은 박성진 편집국장은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그동안 양산은 보수 쪽 정당의 텃밭 같은 개념을 갖다 보니 어떤 후보를 내세워도 당선돼 왔다”며 “이제는 새누리당이라 할지라도 시민 정서와 안 맞으면 당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성숙돼 있다”고 지역 사회 정세를 진단했다.

박 편집국장은 “양산은 더 이상 작지 않은 규모의 도시로서 바람직한 목소리를 내고 정체성 확립해야 할 때”라며 “오늘 오신 각계 대표자들을 통해 우리가 바라는 국회의원 상, 우리지역 국회의원이 할 일에 대해 유권자로서 요구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받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간담회 의미를 설명했다.

간담회 첫 주제로는 후보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해 논의했다. 우선 이들은 국회의원 후보 자질에 대해 ‘청렴’과 ‘신의’를 최우선으로 요구했다. 최근 지역 의원으로 국회의장까지 역임했지만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문제로 헌정사상 최초로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된 박희태 전 국회의장 사건이 그만큼 지역 유권자들에 충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업경제계 대표로 참석한 김지원 코리아시스템 대표는 ‘충실한 국가관’과 ‘입법기관으로서의 능력’, 그리고 ‘사심 없는 리더’를 손꼽았다. 이러한 자질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선 ‘가정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공사 구분이 안 돼서 다시 선거를 실시하는 우를 범한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건전한 가정관리가 건전한 사회를, 건전한 사회가 건전한 국가를 만든다”고 말했다.

박세종 양산시노인회사무국장 역시 ‘청렴’을 가장 강조했다. 박 사무국장은 “후보 모두 나름 자질을 갖고 있겠으나 요즘 국회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들을 보면서 첫째로 청렴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후보 본인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 깨끗한 그런 참신한, 새로운 인물을 우리가 발탁해서 국회에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치부패 잉태하는 ‘전략공천’
  유권자 외면하는 그들만의 잔치



박 사무국장은 역대 지역 국회의원들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 낙마하는 이유에 대해 “정당들이 전략공천을 통해 후보를 내세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몇 대에 걸쳐 지역 출신이 아닌, 중앙의 낙하산 전략공천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돼 왔다”며 “지역 실정을 잘 모르는 분들이 전략공천으로 내려와 당선되다보니 시민들과 소통이 미흡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사무국장은 양산시 내부 사정에 밝은 지역 출신 인물이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학수 양산시상공업연합회장은 가능한 지역 출신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길 원했다. 박 회장은 “개인적으로 지역 출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역출신 가운데 양산의 현안과 실정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질 부분에서는 국회의원이 공익을 대변하는 역할이란 측면에서 “개인적 소신보다는 전체를 대변할 수 있고, 국익을 담당할 수 있는 자질”을 요구했다. 박 회장은 성실과 소신을 겸비한, 지역 현안에 밝은 인물이 중앙정부와의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정책구상 및 실현 능력과 중장기적 비전을 내세울 수 있는 인물을 원했다. 특히 다음 선거에 낙선하더라도 지역발전의 중장기적 계획을 내 놓는 사람이 진정으로 지역 발전을 위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문화예술계 대표로 참석한 유영호 양산시문인협 회원(시인, 본지 지면평가위원)은 “국회의원의 가장 큰 덕목은 정직성과 신의”라며 공약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주문했다. 유 위원은 “얼마 전 박(희태) 전 의장의 의정활동 보고서를 받아봤는데 이행하지 못한 공약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 안 하고 있다”며 “실패한 공약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바로 신의”라고 주장했다.


  “실패한 공약에 대해
   책임질 줄 알아야”


유 위원은 “특정 정당 구성원이면 아무나 출마시켜도 당선된다고 생각하고, 우리(유권자)는 또 실제로 그런 사람을 뽑는다”며 “이런 사람들은 당선 후 지역을 위해 일하기보다 차기 공천만 생각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윤경태 양산YMCA사무총장은 지역에 대한 애정과 공약중심의 선거를 강조했다. 윤 사무총장은 “이번 선거가 지난 선거보다 공약중심이란 부분은 다행”이라며 “후보들이 약속을 던지고 검증 받으려는 노력을 좋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공약 대부분이 지역 발전에 관한 내용 뿐, 입법기관으로서 국가 전체의 장기적 발전에 관한 ‘비전’이 부족한 부분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윤 사무총장은 “지역구 의원인 만큼 지역 시민들과 소통을 같이 해야 한다”며 “당선 이후 매달 지역에 내려와서 각계각층 시민들을 만나고, 소통해서 그들의 생각을 반영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기은 양산YWCA 사무총장은 “박희태 (전) 의장의 청렴성 문제로 양산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며 “그래서 의원 자질로는 청렴성이 제일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청렴성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 차기에도 또 뽑을 수 있을 사람이 나와야 한다”며 전문적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국회의원을 기대했다.

이 사무총장은 덧붙여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에 대해 “공약을 위한 공약이 아니라 구체적 실현 위해 정책, 예산, 경비 등 짜임새 있게 고민해서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청년대표로 참석한 박성범 부산대 경영학과 학생은 “2~30대 입장에서 말하자면 도덕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결국 돈 봉투 사건과 같이 터지면서 이미지가 바닥이 되고 신뢰가 깨진다”며 “가장 중요한 게 도덕성”이라고 말했다. ‘능력’을 기본으로 도덕성까지 갖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박 씨는 “일반적으로 국회의원은 다가갈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한다”며 “그래서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키지 못할 공약은 내세우지 말고 현실적으로 도움 되는 공약을 내세우는 사람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양산이 산다


국회의원 자질에 대해 대부분의 유권자가 ‘청렴’이란 공통분모를 찾았다면 각 분야별 희망사항은 조금씩 달랐다.

우선 경제 분야에서 김지원 대표는 “중소기업은 해외의 경우 다이아몬드 형태의 경제구조로 튼튼한 허리역할을 담당하는데 비해 우리의 현실은 장구(모래시계) 형태”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견해가 국가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학수 회장 역시 “양산지역의 1년 예산이 6천억원 수준인데 60% 이상이 기업의 세수로 운영되고 있다”며 “지역경제 발전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과 건전한 소비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세종 사무국장은 기업 유치를 지역 경제발전의 최우선 과제로 손꼽았다. 박 사무국장은 “양산은 예전에 빈약한 농촌지역에서 기업들이 들어오고 공장이 들어오면서 이렇게 발전했다”며 “국회의원이 공업지구 제한을 풀어서 공장을 유치하면 경제발전과 인구유치는 저절로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윤경태 사무총장은 기업 유치에 대해 다소 의견을 달리했다. 기업 유치보다 중요한 것이 기존 지역 기업들을 보다 더 키우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윤 사무총장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지역 기업들을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한지,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는 게 중요한지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며 “국회의원이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실질적으로 투신할 수 있는 자세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은 사무총장은 여성문제 해결을 경제정책과 연계시켜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여성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이라며 잠자고 있는 여성 노동력을 경제 현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여성 경제인구의 발목을 잡는 육아, 자녀교육 등의 문제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눈 높은 청년실업자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


청년실업 문제는 이번 간담회에서도 ‘난제(難題)’임이 증명됐다. 늘어나는 청년실업에도 불구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기형적 구조에 대한 담론이 오갔다.

청년대표 박성범 씨는 “취업이 어렵다고 다들 말하면서도 (국회)의원들이 쏟아내는 말을 보면 근시안적 시각뿐”이라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대학에서 배운 전공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는 반면 현실은 단순 일자리 늘리기에 그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박 씨는 특히 학생들의 중소기업 기피현상을 지적하고,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대기업이 ‘상생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중소기업 기피현상은 경제 구조를 전체적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해서 학생들이 중소기업에 가고 싶은 욕심이 생기도록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중소기업을 운영 중인 김지원 대표 역시 청년 취업 정책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며 ‘공정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경제현실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의 경우 새로운 인재를 뽑으면 직원에 투자하는 기간을 1년으로 보는데 이 기간을 견디는 경우는 10%도 안 된다”며 청년구직자들이 업무적 기본기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보니 중소기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하도급에서 다시 하도급으로 내려가는 경제 구조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변화와 개선을 덧붙여 주문했다.


  잠들어 있는 ‘감시견’ 
  시민사회단체와 언론 역할 중요


양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에 대한 역할 주문도 이어졌다. 박세종 사무국장은 “국회의원 후보들의 청렴과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길이 없다”며 “시민단체에서 후보자 검증 자리를 만들고 그 결과를 자료로 만들어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영호 위원 역시 “우리가 뽑아 놓고도 감시, 견제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하고 유권자가 먼저 경력만 볼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사고(思考)를 가진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진 본지 편집국장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실제 그동안 양산 시민사회단체가 시민의식의 성숙을 이끌어오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오히려 그래서 시민사회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 편집국장은 지역 언론의 기능적 한계를 인정하고, 시민사회단체와 상호 간 역할 분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편집국장은 덧붙여 “지역의 발전을 ‘삶의 질’이란 문제로 접근해 보다 큰 틀에서 고민하고, 이러한 방향성 아래 시민운동도 진행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웅상 지역 하수종말처리장 운영권 이관 문제 ▶여성친화도시 선정과 발전 방향 ▶자연 생태 관광으로의 지역 개발 방향 설정 ▶문화예술분야 취약성 극복 등에 대한 필요성도 거론됐다.

정리_장정욱 기자
사진_노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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