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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열악한 전시관… 예술인도, 시민도 모두 외면..
문화

열악한 전시관… 예술인도, 시민도 모두 외면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420호 입력 2012/03/13 14:08 수정 2012.03.13 02:11
조명 시설·공간·접근성 낙제점, 문화예술 발전 걸림돌

예술인 “걸 수가 없다” 시민 “볼거리 없다” 탈(脫) 양산



↑↑ 한송예술인촌 전시관은 양산지역 전시관 가운데 가장 시설이 좋은 편이지만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뭔가를 잘하게 하려면 멍석을 깔아줘야 한다. 문화와 예술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멍석마저 없으니 할 맛이 안 나는 것이다. 멍석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가운데 하나가 전시관이다.

양산지역의 전시관 시설은 열악하다. 문화예술회관과 웅상문화체육센터, 한송예술인촌에 전시관이 있지만 조명 시설과 공간, 접근성을 만족시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문화예술회관은 조명 시설이 낙제점이다. 공간도 좁아 대작을 전시할 수 없다. 웅상문화체육센터는 전시관이라기보다는 다목적시설에 가깝다. 한송예술인촌이 그 가운데 가장 시설이 좋은 편이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문화예술회관과 웅상문화체육센터의 위치가 좋다는 것도 아니다. 문화예술회관 전시실은 지하에 있어 사전에 정보가 없으면 전시가 있는지 없는지 알기도 어렵고, 웅상문화체육센터 역시 도심지와 떨어진데다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렵다.

예술인 ㄱ씨는 “작품 활동은 조용하고 쾌적한 양산에서 하지만 전시는 부산이나 울산 등 시설이 잘 갖춰진 외지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며 “협회나 단체를 통해 양산에서 정기전을 열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연례행사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양산의 전시관에서는 제대로 된 전시가 안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는 결국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예술인과 시민 모두에게 외면받기 때문이다. 예술인들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 제대로 평가받기를 바란다. 하지만 작품을 내걸 공간이 없어 부산이나 울산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시민의 입장에서는 구경할 것이 없다. 수준 높은 작품을 감상할 기회도, 지역 예술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없다. 

예술인 ㄴ씨는 “전시관은 언제 찾아가도 상시로 뭔가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양산은 그렇지 않다”며 “예술가의 입장에서 보면 작품 활동 외에 홍보에도 신경 써야 하는데, 양산의 전시관은 외진 곳에 있어 홍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 전시회를 열면 초대장을 받고 일종의 품앗이로 끌려온 지인이나 동료 예술인이 전부인 것이 현실”이라며 “전시관 문제는 결국 예술인과 시민의 소통부족으로 이어져 양산이 ‘삭막한 도시’, ‘문화와 예술이 없는 도시’라는 이미지로 굳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술인들은 제대로 된 멍석을 깔아주기를 원하고 있다. 전시관을 만들 때 예술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가장 기본일 것이다. 예술인들은 보조금을 나눠주고 생색을 내면서 말로만 문화예술도시를 외치지 말고 실질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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