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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관교는 도시철도 남양산역 부근에서 양산천을 횡단할 수 있도록 개방된 인도교(人道橋)로 지역민들에게도 조금 낯선 다리다. 본래 목적이 광역상수도관을 점검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량으로 지난 2010년까지 일반인의 통행이 금지됐던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수관교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수관교가 지리적으로 남양산역과 맞물려 있어 2008년 5월 개방 이후 이용객은 급격히 늘어나는 데 비해 교량의 폭은 여전히 협소해 통행에 상당한 불편이 따르기 때문이다.
수관교는 본래 목적이 인도교로서의 역할이 아닌 상수도관 검침을 위한 시설이기 때문에 협소하게 설치된 것이 사실이다. 성인 두 사람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통과하기도 어려울 만큼 폭이 좁다. 자전거 이용자들의 경우 수관교를 건널 때 반드시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건너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수관교 이용객들이 앞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현재 수관교가 놓인 남양산역 건너편(양산신도시 2-2지구)에는 대규모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중반기(5월께)에만 약 1천900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완공 예정인 상태여서 입주가 시작되면 수관교 이용자들은 급격히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수관교를 자주 이용하는 주민들과 인근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로부터 확대공사 또는 인도교 개설에 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내년 5월 아파트 입주 예정이라는 주아무개 씨는 “남양산지하철역을 이용하려면 수관교를 필연적으로 이용해야 하지만 지금의 상태로 과연 내년 5월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이용자들을 감당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걱정이 된다”며 인도교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수관교의 경우 애초에 상수도관을 점검하기 위해 만든 시설이지 인도교로서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다수의 사람이 이용할 경우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충분하다. 따라서 사실상 확장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인근 아파트 단지와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A아파트의 경우 양산천을 건널 수 있는 인도교가 설치 돼 있기 때문이다. 주 씨는 “A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이 우리보다 세금을 몇 십 배 더 내는 분이냐, 아니면 양산시에 몇 천 평 땅이라도 기부했냐”며 “형평성의 원칙에 아주 상당히 심각하게 위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도교 건설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는 알겠으나 인도교를 함부로 놓을 수는 없다”며 “예산문제는 기본이며 교량의 지리적 위치와 교량간 거리, 타 지역과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수관교 이용자들이 증가될 것이 분명 예상되는 만큼 주민들의 불편해소를 위해 다각적으로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시의 고민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 말처럼 수관교 이용자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예산 등 인도교를 건설할 수 있는 환경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금오대교 등 다른 교량을 활용하라는 시의 설명은 현실에서 실현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가까운 수관교를 두고 다른 교량을 이용하기 위해 멀리 돌아가는 주민은 사실상 없다. 또한 앞서 설명한 이유로 수관교 확장은 무리다. 따라서 앞으로 늘어날 ‘민원’을 감안한다면 시는 다른 인도교를 건설하는 방향 이외에는 묘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