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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꽃놀이는 열렸으나 꽃은 없었다..
사회

꽃놀이는 열렸으나 꽃은 없었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2/03/27 09:48 수정 2012.03.27 12:12
원동 쌍포매화축전, 늦은 개화에 꽃구경 힘들어





조물주가 아닌 이상 자연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까?

지난 24일과 25일 이틀간 열린 ‘제6회 원동 쌍포매화축전’의 경우 조물주 능력이 부러웠다. 유난히 동장군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겨울을 생각해 예년보다 10일 이상 늦게 축제를 시작했지만 매화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24일 매화축전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원동면 영포마을에 위치한 매실다목적센터 일대에는 꽃구경이 힘들 정도였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개화율은 10%를 밑돌아 보였다.

매화축전 개막 소식을 듣고 찾아온 상춘객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많은 상춘객들은 발걸음을 돌렸다. 일부 행사장에 남은 관광객들 역시 꽃구경보다는 맑은 공기를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사발로 봄에 대한 갈증을 달래고 있었다.

특히 먼 지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의 아쉬움이 컸다. 

경남 진주에서 온 김명자(47) 씨 일행은 “멀리서 여기까지 왔는데 정작 꽃구경은 못하고 간다”면서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4월이 다 됐는데 이렇게 매화가 안 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일행 가운데 일부는 차라리 진해 벚꽃축제나 보고 말 걸이라며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행사 관계자들의 축제일 선정 미숙을 지적하기도 했다.

매년 매화축전을 보러 왔다는 남부동에 사는손아무개(55) 씨는 “올해는 유난히 날씨가 추워서 대부분의 꽃들이 늦게 피기 시작했다”며 “매화 역시 늦게 필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는데 (추진위원회에서) 그걸 짐작하지 못했다는 게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원동매화축전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도 불찰을 인정했다. 추진위 한 관계자는 “사실 개화시기가 늦을 거라고는 예상했다. 그래서 작년에 비해 10일 이상 날짜를 늦췄는데도 이렇게 (꽃이) 안 폈다”며 “결과적으로 이번 축전 날짜 선정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매화축전 전반에 대한 새로운 구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원리마을 일대와 쌍포마을(영포리, 내포리 등) 일대의 개화시기가 1주일 이상 차이 나는 관계로 ‘쌍포’ 매화축전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대부분의 상춘객들은 먼저 개화한 원리마을에서 꽃구경을 끝낸 상태인 만큼 1주일 뒤에 열리는 매화축전은 크게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한다는 것. 실제로 원리마을(순매원 일대)의 경우 경부선 철길과 낙동강이 어우러져 풍경도 좋을 뿐 아니라 원리면 초입 부분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으로도 상춘객의 발걸음을 끌기에 유리하다.

이에 따라 매화축전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아니면 원리마을과 축전을 병행 추진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가족과 함께 온 박기현(34) 씨는 “매년 순매원과 여기(영포마을)를 번갈아가면서 오지만 사실 볼거리만 따지면 순매원이 더 낫다”며 “(매화축전은) 단순한 꽃구경에서 그치도록 할 게 아니라 시민들이 봄나들이를 나온 만큼 다양한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과 구성을 고민해야 제대로 된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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