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괘불(掛佛)은 사찰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거행할 때 야외법당에 걸어놓고 예배하는 의식용 불화로, 초대형 크기라는 특성상 전시의 어려움과 함께 괘불 안전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로 일반에 공개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괘불을 지속적으로 전시하는 곳이 통도사 성보박물관이다. 성보박물관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를 통틀어서 가장 풍부한 불화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불교회화 전문박물관으로, 본관 1, 2층을 연결하는 중앙홀에 괘불을 걸 수 있는 특별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런 인프라를 이용해 개관 이래 해마다 2차례씩 괘불탱 특별전을 열어온 성보박물관이 ‘제26회 괘불탱 특별전’에서 국보 300호로 지정된 청양 장곡사의 ‘미륵불 괘불탱’을 선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7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조성된 괘불탱이 100여점 남아 있는데, 장곡사 괘불탱은 17세기부터 본격 조성하기 시작한 충청지역 괘불 가운데서도 비교적 시기가 빠르고 정확하며, 일반적으로 보살이 쓰는 보관을 부처님이 쓰고 온몸을 장식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화면 중앙에 본존인 미륵불을 두고 6대 여래와 6대 보살 등 여러 인물을 나타내고 있고, 일반적으로 ‘왕과 왕비, 세자’ 순으로 기록된 축수문구(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축원문)가 ‘왕비와 왕, 세자’ 순으로 나열된 점도 특이하다.
1673년 제작된 장곡사 괘불탱 재질은 마본채색으로 가로 5.66m, 세로 8.09m 크기로, 제작 이후 장곡사에 보관된 지 340여년 만에 첫 외출이다. 성보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13일 괘불탱을 이운했으며, 괘불탱의 안전관리를 위한 전문가를 구성했다.
장곡사 괘불탱은 성보박물관 중앙괘불전에 오는 27일부터 10월 21일까지 전시되며, 개막식 행사는 27일 오후 1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