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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팔각정에 현판만 달면 ‘일아정’인가?..
문화

팔각정에 현판만 달면 ‘일아정’인가?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2/04/03 11:41 수정 2012.04.03 11:42
지역 사학계, 역사적 고증 없는 문화재 복원 우려




시가 추진하고 있는 일아정(日哦亭) 복원 사업에 대해 지역 사학계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역사적 고증과 문화재 복원을 위한 종합계획 없이 추진되는 즉흥 행정에 대한 우려다. 

시는 지난 2월 물금서부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의 하나로 일아정 위치로 추정되는 물금리 692번지 일원을 매입해 공원으로 조성하고, 조선시대 역원인 황산역 부속건물인 일아정을 복원한다고 발표했다. 시는 이를 통해 옛 영남대로 가운데 양산 구간인 황산강 베랑길(황산잔도) 조성사업과 연계한 지역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본지 416호, 2012년 2월 14일자>

하지만 시가 복원하고자 하는 일아정은 소공원에 속한 일반적인 팔각정 형태여서 관광자원으로의 활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역 사학계 역시 일아정 복원은 문화ㆍ역사적 차원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일아정은 황산역에 속한 부속건물 가운데 하나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아정보다 황산역을 먼저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영남역지’, ‘대동지지’ 등 옛 문헌에 따르면 동래를 거쳐 올라온 관리들이 밀양이나 김해로 들어가기 위한 길목에 있었던 황산역은 10동의 관청 건물과 2동의 정자(누각)로 구성돼 꽤 넓은 공간을 이루고 있었다. 일아정은 2동의 정자 가운데 하나로 1650년(조선 효종 1년)에 건립됐으며 황산역사 뒤에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향토사연구소 정동찬 소장은 “일아정은 황산역을 방문한 관리들을 접대했던 역할을 했던 곳으로 추정되며, 이를 미뤄볼 때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일아정 위치에 대한 역사적 검증과 함께 도시계획 차원이 아닌 문화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아정 복원은 전문가의 자문이나 검증을 거쳐야 하며, 문헌 자료가 희박해 옛 모습대로 복원하기 어렵다면 사학계나 지역 주민 등의 의견을 종합해 황산역 전시관을 만드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토지 소유자에게 토지보상계획을 통지와 함께 보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토지를 매입한 뒤 문화재 시굴조사 등을 거쳐 착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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