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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에선 할 수 없는 ‘생명 나눔’..
사회

양산에선 할 수 없는 ‘생명 나눔’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2/04/17 09:17 수정 2012.04.17 09:25
양산지역 내 상시 헌혈 장소 전무

등록현혈자들 부산 가서 원정 헌혈




“양산시민이 된지 6년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헌혈은 부산에서 하고 옵니다. 부산까지 왕복 3시간, 어떤 때에는 ‘이게 무슨 짓인가’ 싶기도 합니다. 내가 이 사회에 보탤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헌혈이라고 생각하는데…”

최근 시청 온라인 민원상담에 올라온 글이다. 양산에서 헌혈할 장소가 없어 부산까지 ‘원정 헌혈’을 다녀온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양산지역에는 상시 헌혈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가끔 양산부산대학교병원과 관공서 등에서 헌혈운동을 전개하기도 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일시적인 행사로 인식될 뿐이다. 헌혈자들은 이런 경우 헌혈 자체를 ‘특별한 경우 하는 행동’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헌혈의 집 설치·운영은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서 관리한다. 문제는 ‘돈’이다. 헌혈의 집 시설과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간 6억 원(월 5천만원) 수준의 비용이 필요하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최소 일 평균 50명 이상의 시민들이 헌혈의 집에서 ‘생명’을 나누어야 한다는 게 혈액관리본부의 설명이다. 이러한 이유로 혈액관리본부는 헌혈의집 설치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헌혈의 집 설치에 소극적이란 사실에 헌혈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년에 2번 이상 정기 헌혈을 하고 있다는 김재원(32) 씨는 “생명을 나누는 헌혈에 경제적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결국 헌혈자들의 순수한 마음이 돈에 묻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등록헌혈자인 박기형(45) 씨 역시 “헌혈이란 것은 피를 나누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일 수 있지만 피를 받는 사람입장에서는 그 피 자체가 생명”이라며 “헌혈의 집은 경제적 논리를 떠나서 지역 사회의 필수적 시설로 생각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7만 인구의 양산시는 도시의 성장과 더불어 교육의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오늘도 양산시 헌혈자들은 생명 나눔의 실천을 위해 스스로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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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헌혈이란?

헌혈자가 대한적십자사와 정기적으로 헌혈에 참여할 것을 약속하고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헌혈하는 제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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