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다 만들어 가는데 선장과 항해사가 없다”
양산유물전시관이 올해 말 개관을 앞둔 가운데 전시관 운영에 핵심 역할을 할 초대관장과 학예사(큐레이터) 등 전문인력 인선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유물전시관이 개관과 함께 제대로 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개관을 앞둔 시점에서 미리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책임감을 갖고 효율적인 개관 준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유물환수운동추진위원회(위원장 정연주)는 지난달 24일 통도사 성보박물관에서 성보박물관장 범하 스님과 심봉근 전 동아대박물관장, 신종환 대가야박물관장 등 자문위원과 정연주 위원장, 정동찬ㆍ박정수 부위원장 등 추진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자문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은 유물전시관의 성공적인 개관을 위해서는 예산과 조직에 대해 시의 지속적인 관심이 있어야 하며, 특히 전시설계 단계부터 관장과 학예사 등 전문인력이 참여하는 조직을 구성해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유물전시관의 개관을 불과 6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초대관장과 학예사 인선이 시급하다는 것으로, 유물전시관 건립 등 외적인(하드웨어) 준비도 중요하지만 초대관장과 학예사를 인선해 전시물 선정과 프로그램 개발 등 내실(소프트웨어)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요구는 지난해 6월 유물환수추진위원회 첫 회의 때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추진위원들 사이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초대관장 인선은 어려운 상황이다. 시가 신규 공무원이 충원되는 8월께 유물전시관의 조직구성과 함께 전문인력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유물전시관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효율적인 운영을 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10여명 안팎의 인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는 직제 개편과 관련한 조례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시의회와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시설 관리와 유지 등 업무에는 일반 공무원을 배치하고, 초대관장과 학예사 등 전문인력 공모는 7~8월쯤 진행할 예정이지만 운영 방안, 관장 직급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물환수추진위에서는 유물전시관 개관 준비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물전시관은 9월 완공해 11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초대관장 선임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추진된다 하더라도 개관 준비에 3개월 정도밖에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 추진위원은 “지난해 개관한 울산박물관의 경우 개관 1년여 전부터 관장을 공모하고 박물관추진단장으로 임명해 개관을 준비했는데, 양산유물전시관도 최소 6개월 전에는 초대관장 인선을 서둘러야 개관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시의 계획대로라면 유물전시관이 11월 개관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제 역할을 할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