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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금 만나러 갑니다 한국노총 양산지부 김상읍 의장
“조합원을 넘어 시민 속으로”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2/05/01 11:35 수정 2012.05.01 11:35





‘기업하기 좋은 도시 양산’이라는 표현에는 기업을 운영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는 도시라는 자부심이 담겨있다. 하지만 중소업체 중심의 지역 노동환경은 결코 근로자들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지난달 27일 김상읍 한국노총 양산지부 의장을 만났다. 지난 3월 30일 12대 의장으로 취임한 김 의장은 우리 지역 노동환경을 “열악하다”고 평가하고,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시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솔직히 죄송스럽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김 의장에게 먼저 한국노총 양산지부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물었다. 김 의장은 첫 대답은 “솔직히 죄송스럽다”였다.

김 의장은 “87년 6.29선언 이후 느껴왔던 노동조합에 대한 시각과 지금의 시각은 엄청나게 달라졌다. 시대가 그만큼 변해온 탓도 있지만 한노총, 민노총 등 노동조합 자체가 관심 밖으로 멀어지는 것 같다. 상급단체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해서일 수도 있고 시대가 변하면서 노조의 필요성을 적게 느끼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김 의장의 대답을 뒤집어 해석해 봤다. 오히려 노조의 노력으로 근로환경이 좋아진 결과, 근로자들이 이제는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닐까? 김 의장의 답변은 생각보다 냉정했다.

“어떤 사람들은 노조가 그만큼 희생한 결과물이 아니냐고 하지만 사실 경제성장이 이뤄진 만큼 복지도 당연히 좋아져야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노동단체의 결과물, 성과물로 봐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 조합원들의 의식이 ‘노조해 봐야 남들보다 나을 것 없더라’하는 생각들을 갖고 계신 분도 있다. 그러다보니 노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이다”


“재정자립 통해 건강검진 확대”


김 의장은 올해 양산지부를 지역 근로자들 사이에 스며들게 하는 게 목표다. 일부 조합원만의 단체가 아닌, 그야말로 시민 속의 노동단체가 되겠다는 각오다.

김 의장은 외연 확대를 위해 고민 중이다. 근로자들의 일터로 직접 나가 노조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노동자의 권익 보호에 앞장 설 것을 약속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장의 궁극적 목표는 조합원을 뛰어 넘어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조합의 모습이다. 그 중 하나로 조합원들만의 체육대회를 보다 확대해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키워 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물론 선행돼야 할 조건들이 있다. 우선 조합의 재정 자립이다. 현재 조합원당 매달 300원의 조합비를 걷고 있다. 한 달에 160만원 남짓한 조합비로 조합을 이끌어가기란 무리일 수밖에 없다.

김 의장은 재정 자립의 한 방법으로 현재 양산지부가 사용하고 있는 노동복지회관의 임대를 주장한다. 양산지부가 사용하고 남는 공간을 임대해주고 임대료를 받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김 의장은 시민 속으로 다가가기 위해 직장인 건강검진의 항목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노동복지회관에 건강센터를 설치, 양산지부가 근로자들을 위해 건강검진 하나 만큼은 제대로 챙긴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한다.

물론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노동조합 울타리 밖에 있는 90%의 근로자들의 마음을 얻는 게 급선무다. 이에 김 의장은 지역 사회에 다음과 같이 당부한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는 그만큼 노사관계가 안정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구심점 노릇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시에서도 뒷받침해줘야 한다. 우리 역시 투쟁 위주의 운동이 아닌 사회활동으로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시민들 역시 양산지부를 믿고 따라주시면 반드시 지역 노동계를 대변해서 조합원들의 권리를 찾는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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