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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자수첩] ‘기업하기 좋은(?) 도시’ 양산..
경제

[기자수첩] ‘기업하기 좋은(?) 도시’ 양산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2/05/22 10:58 수정 2012.05.22 10:58



 
 
나동연 시장이 대외적으로 양산을 소개할 때 빼놓지 않는 말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다. 부산, 울산 등 대도시와 행정 경계를 접해있고, 동서남북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 등 사실 우리지역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서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여건’만 기업하기 좋은 도시다. 나태한 행정과 시공업체의 무책임은 결코 기업하기 좋은 도시의 모습이 아니다. 산막일반산업단지 조성 과정이 그 실례를 보여준다. 

산막산단 논란의 핵심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와 산단조성업체인 (주)태영의 대응 방식이다. 한 입주예정 업체는 공장 건설 과정에서 지하수 유출로 지반침하를 겪어야 했다. 그런데 태영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며 책임회피에 급급했다. 업체가 계속해서 반발하자 마지못해 보강공사를 진행했다. 보강공사 후에도 추가 피해가 발생하자 태영은 ‘더 이상의 보상은 힘들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해당 업체가 언론에 제보하고 국가권익위에 진정을 넣는 등 사태를 확산시키자 그제야 슬그머니 현장에 나와 합의점 찾기에 나섰다. 시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책임이 아니다’, ‘태영에 이야기하라’며 관리ㆍ감독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손 놓고 있다가 사태가 커지자 중재 역할에 나섰다.

이처럼 태영과 시가 ‘쉬쉬’하는 사이 입주업체와 시공사 간의 신뢰는 깨졌다. 일부 다른 입주 업체들은 토지보강 공사를 별도로 진행하며 스스로 문제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토지보강 공사대금을 차후 태영측에 구상(求償)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산막산단에 이어 ‘석계일반산업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시공은 산막산단의 주역(?)인 태영이 맡을 예정. 이에 기업 관계자들은 ‘석계산단이 산막산단의 폐해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그만큼 시와 태영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다는 의미다.

시와 태영건설, 두 기관의 행태가 바뀌지 않는 이상 양산은 더 이상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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