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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예술제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시민과의 소통에 실패했고, ‘예술제’라는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양산시지회(회장 김상규)가 주최해 지난 25~27일 양주공원 일대에서 열린 제14회 양산예술제는 시민의 무관심 속에 지난해보다 ‘퇴보한 예술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바로 예술제의 정체성. 특히 개막식에서 예술인상과 공로상 시상에 이어 진행된 축하 무대를 두고 예술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국악인은 “밸리댄스 공연과 자전거 묘기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프로그램이 왜 굳이 예술제 개막식에 올라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지역 예술인의 화합과 창작의욕을 높이고, 순수 문화예술 작품으로 시민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예술제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예술제 정체성에 대한 문제로,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한 예술제의 역할에 대한 일반 예술인들의 부정적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같은 형식과 내용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예술제 프로그램제도 도마에 올랐다. 올해로 14회째를 이어왔지만 ‘양산예술제’라고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 이미지나 특색 있는 행사가 없어 예총이 참여하는 삽량문화축전 부대행사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예술제가 끝난 뒤 프로그램별 완성도와 성과 등 예술제 전반에 대한 평가를 진행해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분석하는 결과보고서를 작성하지만 이 보고서 역시 해마다 거의 같은 내용이 반복돼 형식에 그치고 있다.
결국 새로울 것 없는 프로그램은 홍보 부족과 맞물리면서 시민의 무관심으로 이어졌다.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물금 워터파크에서 열렸던 예술제를 올해는 양주공원으로 옮겨왔지만 참여한 시민은 눈에 띄게 줄었다.
오히려 양주공원의 열악한 무대시설로 인해 각 협회가 준비한 공연의 재미를 반감했고, 좁은 공간은 개막식에서 진행한 대장기 씨름에 걸림돌이 됐다.
결국 미술협회와 사진협회가 준비한 부스는 예술제 기간 내내 텅 비다시피 했고, 문인협회와 음악협회, 국악협회 등이 준비한 무대는 협회 관계자를 제외한 일반 관객이 객석에 설치한 100여개의 자리도 채우지 못해 무대에 오른 협회 회원과 관객이 서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러한 상황이 겹치면서 예총 집행부에 대한 일반 회원들의 불만이 불거지고 있다. 예술제는 예술인의 예술세계를 시민에게 알리고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것인데, 대중성과 예술성의 모호한 경계와 시민의 외면은 예술제에 대한 예술인들의 참여 의지를 꺾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음악인은 “공연 무대는 관객의 호응이 가장 중요한데, 관객이 없는 무대에 오르려고 하는 예술인이 어디 있느냐”며 “예총이 예술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결정된 사안에 대해 협회 회원들의 희생과 참여만 강요하는 것은 예술제를 퇴보시키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예술인들은 양산예술제가 본연의 취지를 살리고, 예총이 지역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 잘못된 점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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