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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초등학교 이예린(11) 학생은 지난달 14일 열린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육상경기 최종선발대회’에서 1위를 기록, 경남대표 출전권을 따냈다. 예린이는 2011교육장기 육상경기대회 1위, 제33회 교육감기 육상경기대회 1위 등 다수의 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하며 지역 육상 기대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예린이는 육상부가 아니다. 예린이가 다니는 천성초등학교에는 육상부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육상부가 없다보니 예린이를 지도할 지도교사도 당연히 없다. 예린이는 현재 신주중학교 육상부 언니오빠들과 함께 훈련을 한다. 신주중 육상부는 지역 내 초ㆍ중ㆍ고교를 통틀어 유일한 육상부다.
홍승재 신주중 육상코치는 예린이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홍 코치는 “예린이는 타고 났다”며 “타고난 재능에다 태권도까지 같이하다보니 탄력과 힘까지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극찬했다. 똑똑한 탓에 한 번 주문하면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 역시 장점이다. 타고난 재능에 판단력과 이해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선수로 충분히 성장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지역 육상 꿈나무들이 자신의 재능을 키워나가기엔 환경이 열악하다. 육상부가 없으니 지원을 받을 수도 없다. 예린이는 그나마 ‘영재프로그램’ 대상인 덕분에 대회 직전에는 일정 수준의 훈련비를 지원받고 있다.
홍 코치는 현재 예린이를 포함 약 15명의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나이도, 학교도 다양하다. 지도자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수준별 수업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홍 코치가 예린이의 재능을 키워주기엔 분명 한계가 있다.
홍 코치는 “지역 내 육상부가 없다 보니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자꾸 육상을 포기하게 된다”며 씁쓸함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충분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이 진로의 문턱에 걸려 좌절하는 모습을 지켜봐 온 홍 코치는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구멍난 지도체계’를 지적한 홍 코치는 “시설도 좋고 시와 체육회에서도 나름 열심히 지원하려 애쓰는 걸 안다. 하지만 육상부가 없으면 아이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며 “시나 교육청에서 육상부 창단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오늘도 지역 육상 꿈나무들은 ‘우승’이란 목표 아래 운동장을 질주하며 땀 흘리고 있다. 하지만 불투명한 이들의 미래는 그들이 흘린 땀이 열매를 맺을 때까지 기다려줄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