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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릿지(ridge)’ 등반을 막 끝낸 제6기 양산등산교실 학생들의 모습은 처참(?)했다. 도대체 얼마나 힘들면 저 몰골일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그런데 묘하게도 지쳐 보이는 학생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극복한 자’ 만의 자부심이 담긴 미소다.
4주 전 6번째 수업을 시작한 양산등산교실이 지난 10일 아리랑 릿지 등반을 끝으로 공식 교육을 마쳤다. 개교 당시 25명이던 교육생들은 최종 12명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들은 그만큼 단단해졌다.
학생대표로 4주 교육을 마친 송한수 학생장은 “모든 수강생이 다 같이 졸업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 학생장은 “때론 너무 힘든 코스도 있었지만 옆에 동료가 있고, 훌륭한 강사님 덕분에 낙오도, 사고도 없이 잘 마칠 수 있었다”며 “양산등산교실에서의 경험이 앞으로 내 삶은 물론 등산교실 후배들에게 좋은 경험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운슬랩(slab)에서 미끄러운 신발과 덜 깬 술기운 탓에 사투를 벌여야 했던 배성대 학생은 “낼 모레면 내 나이 50이다. 50이면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해 많은 고민 끝에 등산교실을 찾았다”고 등산교실 입학 이유를 밝혔다. 배 씨는 “힘들어도 교육시간 잘 엄수하고 성실히 교육받아야 교육을 이끄는 사람도 힘이 날 것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수업에 임했다”고 말했다.
학생 대부분이 가장 힘든 등반으로 손꼽은 아리랑 릿지. 배미영 씨는 오히려 아리랑 릿지 등반을 자신의 등산인생 가운데 최고의 경험으로 손꼽았다. 배 씨는 “아리랑 릿지는 한 피치(pitch), 한 피치 오를 때마다 겁이 났다”며 “대신 정상에 올랐을 때 그 희열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이었다”고 아리랑 릿지 예찬론을 펼쳤다.
4주간 과정을 책임진 이상배 학감은 ‘젊은 날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말을 학생들에게 전하며 교육을 마무리 했다. 이 학감은 “나는 내 인생에 흔적 하나는 남기고 싶어 이것저것 해보다 여러분을 만나게 됐다”며 “여러분들은 교육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된 만큼 좋은 인연을 이어나가서 양산등산문화 발전에 한 축이 되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