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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시의회 새 의장단에 거는 기대..
오피니언

시의회 새 의장단에 거는 기대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입력 2012/07/17 13:50 수정 2012.07.17 01:50



 
 
의회의 존재 이유는
집행부의 전횡 막자는 것
새로 출범한 의장단이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시민의 파수꾼 되는 것


지난 10일 시의회 임시회 둘째날 상임위원장을 뽑는 과정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었다. 산업건설위원장을 선출하는 투표 결과 이미 부의장으로 선출된 서진부 의원을 기명한 투표용지가 6장이나 나오면서 무효처리된 것이다.

의원들이 투표절차나 방법을 몰라서 그러지도 않았을 터인즉, 그 사연은 따로 있다. 투표를 마친 최영호 의원이 서진부 의원을 향해 “서 의원님! 약속 지켰습니다”라고 일갈한 뒤 몇몇 의원들과 함께 퇴장한 것으로 짐작컨대, 서 의원이 후반기 의장단 투표 직전에 입장을 바꾼 것을 비판하는 일종의 시위 퍼포먼스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시의회 의장단 선출방식은 일명 ‘교황 선출 방식’이기 때문에 이런 해프닝이 일어날 소지가 많다.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각각의 자리에 앉을 사람을 투표로 선출하는데 미리 후보로 입후보하는 절차가 없다. 자기 이름을 써도 된다. 그야말로 자유투표 방식으로 과반수 투표에 과반수 득표로서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투표 직전까지 서로간에 물밑 작업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세력다툼이 벌어진다. 상대 세력을 와해하기 위한 작전이 진행되기도 하고, 직위를 걸고 협상이 꼬리를 문다. 여기서 캐스팅 보트가 등장한다. 세력간의 균형이 팽팽할수록 승패를 좌우할 카드가 필연적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이번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그 주인공은 서진부 의원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제5대 시의회 후반기 의장단이 출범했다. 의외인 것은 의장과 부의장이 한 지역구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시의원 ‘마’ 선거구인 서창동ㆍ소주동에서 동반 당선된 새누리당 이채화 의원이 의장, 무소속 서진부 의원은 부의장이 됐다.

이번 시의회 의장단 구성을 두고 가장 기뻐할 사람은 다름아닌 나동연 시장일 것 같다. 전반기 내내 의회와 각을 세우면서 마찰음을 내어 왔던 나 시장으로서는 원구성 결과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특히 이채화 신임 의장은 옛 한나라당 시절부터 오랜 동지관계에다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파트너로 자칭하며 함께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번에도 나 시장측에서 이 의장 당선을 적극 밀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나 시장은 의장단 구성이 완료되자 이내 의장실을 직접 찾아 축하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재선의원이자 원내 최연장자이기도 한 이채화 의장은 친화력이 뛰어난 반면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등 의정활동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집행부와 의회가 충돌할 때마다 조정 역할을 해 왔다는 것도 그런 평가를 뒷받침한다.

지역구에서도 쉽게 재선할 만큼 지지세력은 인정하지만 공적 개념이 필요한 사안에서 가끔 편향된 입장을 드러낸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본란에서 신임 의장에 대한 쓴 소리를 늘어놓는 이유는 그 자리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지난 2년간 전반기 시의회에서는 주목할 만한 몇 가지 쟁점이 있었다.

지난해 초 제대군인회관 건립비 지원과 관련해 의회는 집행부의 예산 추가계상 요구에 응하지 않음은 물론, 이미 당초예산에 계상된 예산마저도 직접 민간단체에 이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해 혈세의 낭비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시는 국비인 특별교부세를 전용하고 뒤늦게 시비로 보전해주는 편법을 썼지만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현안인 대형계속사업을 위해 충당하려던 지방채 발행계획도 의회의 반대가 커지자 전면 취소했다. 이미 1천200억원에 이르는 부채에 대한 상환계획도 없이 새로 빚을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의회, 나아가 시민들의 생각이다.

지난달 끝난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감사원 감사청구’라는 초강수가 두어졌다. 의회는 시가 몇 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승인을 받지 않고 계약을 체결한 영어도서관 부지와 여성리더대학 운영예산 전용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런 실례는 의회가 왜 존재하는가 하는데 대한 해답을 들려주는 것이다.

이제 새롭게 출범하는 새 의장단 의원들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는 집행부인 시가 시민들의 삶을 편안하게 하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정책의 근간을 두도록 독려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시의 살림살이가 한 푼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감시의 눈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것이다.

시민들은 의회가 집행부의 시녀가 되어 거수기 노릇을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시정의 추진과정에서 월권은 없는지, 특혜를 베풀지는 않는지,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지는 않는지 두 눈을 부릅뜨고 파수꾼이 되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후반기 의장단의 출범을 축하하면서,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의회를 만들어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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