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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강제휴업보다 자체 경쟁력 키워야..
경제

강제휴업보다 자체 경쟁력 키워야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2/08/21 09:09 수정 2012.08.21 09:09
44년 전통 서울 대림시장 폐업이 남긴 교훈



44년 전통의 서울 대림시장이 결국 문을 닫게 됐다.

1968년 문을 연 이후 전성기 시절 200여개의 점포들이 빼곡히 시장을 채웠다. 최근 민주통합당 김두관 대선 후보의 큰누나가 이곳에서 생선 장사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남은 점포는 30여개. 제1야당 대권 후보의 명성도 쓰러지는 전통시장을 살려내진 못했다.

1970∼1980년대 당시 인근 지역뿐 아니라 가리봉동에서 장을 보러 올 정도로 서울 서남권 대표시장으로 자리매김했던 대림시장. 한 때의 영광은 세상이 변하면서 시들어갔다.

시장 앞 도로가 왕복 8차선으로 넓어질 때만 해도 시장은 더욱 번영할 줄 알았다. 하지만 8차선 도로 주변에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늘어서면서 시장은 시들기 시작했다.

발길 끊은 고객과 점포를 떠나는 상인들만 늘어갔다. 200여개의 점포는 이제 30개도 채 남지 않았고, 시장 부지는 결국 한 대형병원에 넘어갔다.

대림시장의 몰락은 시대의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평생을 이곳에서 일하며 아들딸을 키워 왔는데 서운함이야 말할 수 없다”면서도 “세상이 변해서 시장을 찾는 사람이 없는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상인의 말에서 대림시장의 몰락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대림시장도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건 아니다. 주변에 대형마트들이 늘어나면서 자가용 손님들을 위해 주차장 시설도 마련했고, 점포 간판도 깔끔하게 바꿨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무리 깔끔을 떨어도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따를 순 없었다. 전통시장만의 넉넉한 인심도 날마다 적자인 상황에서 빛을 볼 수 없었다. 전방위적 차원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대림시장은 결국 일찌감치 시장을 떠난 상인들의 선택이 현명했다는 말만 남았다.

대림시장의 몰락은 다른 전통시장에 많은 교훈을 전하고 있다. 단순히 시설 한 두 가지를 개선하고 주변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한다고 소비자의 발길을 유도할 수 없다는 사실.

상품의 다양성과 질, 좋은 시설에서 발생하는 소비자의 편의성과 신뢰 등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이상 전통시장의 몰락은 거스를 수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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