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표충사 전 주지 땅 팔아 잠적, 통도사 ‘발칵’..
사회

표충사 전 주지 땅 팔아 잠적, 통도사 ‘발칵’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2/09/04 09:00 수정 2012.09.04 09:00
통도사 소유 땅으로 시가 35억원 상당

매각 토지 돌려받을 수 있을지 의문



통도사의 말사(末寺)인 경남 밀양 표충사 전 주지가 사찰 땅을 매각한 후 잠적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표충사 전 주지인 ㅈ스님은 함께 일하던 사무장 ㄱ씨와 함께 표충사 일대 사찰 땅 26만여㎡(7만8천평)를 매각하고 각각 필리핀과 태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금액은 약 35억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도사는 이와 관련 지난달 28일 양산경찰서에 ㅈ 전 주지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통도사 관계자는 “경찰에 수사를 요구한 이유는 표충사의 경우 통도사의 말사로 표충사 땅이 사실상 통도사 소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도사에 전 주지의 토지 매각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말 무렵이다. 표충사는 전 주지가 오는 9일 임기가 종료됨에 따라 신임 주지로 도훈 스님이 부임하기로 돼 있는 상황.

땅 매각 소문이 나돌자 통도사측은 사실 확인을 위해 신임 주지와 총무 스님을 29일 급파했으나 이미 전 주지는 24일 필리핀으로, 전 사무장은 태국으로 각각 출국한 상태였다.

통도사 관계자는 “우리로선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표충사 땅이 종단 재산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허점을 노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도들의 쌈짓돈이 담긴 ‘불전함’까지 들고 갔다는 소식에 통도사측은 사건 관련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향후 처리 방안에 대해 신중히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다.

표충사로 새로 파견된 덕운 총무스님 역시 “절에서 벌어지는 일들 대부분이 사무장 개입 없이 주지 혼자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을 공범으로 보고 있다”며 “잠적하면서 땅 매각 관련 자료는 물론 일반 문서까지 다 태워버려 업무 정리도 하기 힘든 상태”라며 허탈감을 감추지 않았다.

덕운 스님은 “일단 사건은 법적으로 정리가 잘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선 쓰레기가 돼 버린 절부터 정상화하는데 매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표충사가 매매한 토지를 돌려받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표충사 관계자는 “사찰 시설의 땅을 조계종의 승인도 없이 합법적으로 매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번 땅 매각 과정 역시 불법적 요소가 있었을 것”이라며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토지 매매 절차는 표충사 이름으로 진행된, 합법적 절차였기 때문에 땅을 다시 돌려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건은 현재 양산경찰서에서 관할인 밀양경찰서로 이첩된 상태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