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이 출범한지 만 3년이 지났다. 시 문화관광과, 교육체육지원과 등이 문화ㆍ체육 정책을 이끄는 ‘소프트웨어’라면, 공단은 시설의 유지ㆍ관리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하드웨어’다.
시민과 일선에서 만나 그들의 불만을 경청하고 편익도모를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기관인 셈이다.
만 세 살. 아직 어린 나이지만 공단은 ‘폭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60명의 직원이 160명으로 늘었다. 관리 시설도 8개에 이른다. 연간 100억원 가까운 예산을 집행하고, 하루 평균 7천여명의 시민들이 시설을 이용한다.
외형만 커진 게 아니다.
시민들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문화ㆍ체육 강좌는 이미 수 십 가지에 이른다. 지난해 처음 실시한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신생 7개 공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반듯하게 자라주고 있는 것이다.
2009년 공단 창립당시부터 시설관리의 총책을 담당한 사람이 있다. 김비룡 관리부장이 그 주인공. 김 부장은 지난 3년간 공단 시설 ‘관리’를 총괄하며 올곧게 키워냈다. 그를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높여줄 공단의 과거와 미래를 논해봤다.
![]() |
ⓒ |
↑↑ 시설관리공단은 시민들의 체육, 문화생활을 위해 다양한 공연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
ⓒ |
▶현재 시설들의 운영ㆍ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은 어느 정도이며, 관리하는 시설이 총 몇 개인가?
올해 예산기준으로 인건비포함 공단이 지출할 수 있는 경비는 98억원이다. 반대로 공단에서 거두는 수입은 68억원 수준이다. 공단에서 관리하고 있는 시설은 총 8개로서 체육시설은 종합운동장(실내체육관 및 부대시설), 국민체육선터, 주민편익시설, 웅상문화체육센터가 있다. 문화시설로는 양산문화예술회관, 웅상도서관, 웅상종합사회복지관을 관리하고 있다. 이밖에 환경시설인 유산폐기물매립장의 운영ㆍ관리도 우리 몫이다.
▶그동안 공단에서 근무하며 가장 힘든 점은?
우리 공단은 문화ㆍ체육시설이라 시민에게 이용이 편리하고 만족감을 주는 행정으로 시의 시설확장이나 변경 등 요구사항은 관련 부서(양산시)에 진지하게 협의 조정 운영함으로서 고충민원이 적어 어려운 점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직업은 의미와 보람이 있어야 지속될 수 있다. 만 3년 동안의 공단 생활에서 어떤 때 가장 보람을 느끼나.
사실 공단 창립 3주년 만에 많은 일을 했다. 특히 지난해 처음으로 받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신생 7개 공기업 중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성과를 이뤄 개인적으로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
▶반대로 가장 후회가 남는 순간이나 일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을 것 같다.
솔직히 공단시설에 이용하는 인원이 일일 6~7천명 수준이다. 다수의 시민이 요구하는 내용들을 충족함과 동시에 소수의 의견을 수용해야 하는 데서 어려움이 발생한다. 소수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해, 설득의 부족으로 사안을 빠른 시일 내 해결하지 못할 때 공허함을 느낄 때는 있다.
▶양산지역은 경제적 발전에 비해 문화ㆍ체육 발전이 아직은 아쉽다는 분들이 많다.
시민의 문화ㆍ체육시설에 대한 확충욕구는 경제발전에 비례한다고 본다. 시에서도 이런 점을 감안해 하북스포츠파크공원, 웅상 체육공원(평산동 소재)을 조성하는 등 시민의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도농복합지역이란 특성상 농촌지역의 경우 문화ㆍ체육 해택 누리기가 힘들다. 노인들이 많은 만큼 맞춤형 문화ㆍ체육 프로그램이 필요할 듯한데.
농촌지역의 경우 시내지역보다 시설 차원에서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단에서도 지난해 8월 웅상 덕계동에 웅상종합사회복지관을 개관해 어르신들을 위한 물리치료실, 헬스장, 노래교실, 스포츠 댄스 등 문화강좌를 많은 호응 속에서 운영 중이다. 물론 아직 시설의 혜택이 부족한 지역이 존재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공단의 경우 시민과 직접 만난다. 아무리 품격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도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수영장 이용에 관한 불만이 많은 편이다. 시설규모에 비해 많은 시민이 몰리고 있어 수용인원에 한계가 있다. 나름 시민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강좌 시간을 줄이고 대신 기회를 늘리는 등 노력은 하고 있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공단 운영 및 관리에 대해 평가해 달라.
솔직히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공단 창립 3주년 만에 많은 일들을 해내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받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신생 7개 공기업 중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이는 우리공단직원 모두의 단합된 힘과 땀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후한 점수를 줘도 된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시민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공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시설들은 시민이 없다면 운영할 수 없다. 시민이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우리는 시민이 사용함에 불편함이 없도록 많은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하려 노력하는 만큼 시민도 스스로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져줬으면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비용 역시 시민의 세금 아닌가. 시설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애정을 함께 부탁드리고 싶다.
----------------------------------------
↑↑ 김비룡 시설관리공단 관리부장 |
ⓒ |
여행가를 꿈꾼 늙은 공무원의 ‘외도’
올해로 공무원생활 29년째인 김비룡 부장. 누구에게나 ‘공무원’으로 인식될 김 부장은 사실 2년간 ‘외도’를 한 적 있다. 지난 2007년 몸담았던 시를 떠나 사업가의 길을 모색했던 것이다.
김 부장은 자신이 좋아하던 여행을 본격 꿈꾸며 테마여행 전문 여행사를 시도했다. 여행자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맞춤형’ 여행 사업을 하고 싶었다. 실제 스스로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며 여행자들의 ‘멘토(mentor)’가 되길 꿈꾸었다.
하고 싶었던 일이기에 퇴직을 결심했고, 가족들의 일부 반대도 설득할 수 있었다는 김 부장. 하지만 일은 언제나 뜻대로 되기 힘든 법이다. 2008년 미국발 국제 금융위기는 김 부장의 ‘꿈’을 좌절시켰다.
구체적 사업계획도 수립했고, 사무실 계약도 목전이었지만 당시 상황에서 ‘여행 사업’은 필패(必敗)의 길이었다. 마침 시설관리공단 경력직 직원채용 공고를 접한 김 부장은 망설임 끝에 공무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외도’ 후 돌아온 공직생활. 30년 가까운 공무원 생활에 대해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지극히 평범한, 하지만 언제나 정답인 ‘친절과 봉사’를 내 놓았다. 친절과 봉사, 시민을 위하는 마음이 없는 이상 공무원이란 직업에서 보람을 찾기란 힘들다는 설명과 함께.
“평소 말하는 것 보다는 많이 들어주는 편입니다. 많은 경험에 따른 식견으로 포용력이 있다는 평가도 종종 듣고요. 흔히 부드러운 리더십이라고 좋게 표현해 주시더군요. 반면 ‘카리스마’ 넘치는 행동은 다소 부족합니다. 관리직으로 나의 단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본인의 장점으로 포용력을, 단점으로는 카리스마 부족을 꼽는 김 부장. 하지만 시민의 시설을 관리하는 그에게는 강력한 카리스마 보단 따뜻한 포용력이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지난 3년간 보여준 모습처럼 앞으로도 따뜻한 포용력으로 공단 시설들과 시민의 행복을 보듬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