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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만학도의 꿈 우리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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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학도의 꿈 우리가 응원한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2/09/18 17:52 수정 2012.09.27 05:05
문해교사들의 모임 양산시문해교사협회

알찬 수업 위해 자체적 역량 강화 노력




지난 11일 오전, 한글교실 어르신 200여명이 극장 나들이에 나섰다.

어르신들이 관람한 영화는 ‘할머니는 1학년’. 칠십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아온 할머니가 차사고로 아들을 잃고 아들의 마지막 편지를 읽기 위해 늦깍이 학생으로 한글공부를 시작한다는 줄거리의 영화다.

이날 극장 나들이는 한글교실 현장체험학습 일환으로 어르신의 문화생활에 대한 소외감을 줄이고 자존감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어르신들의 극장 나들이를 동행한 이들이 있다.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는 문해교사들이다. 문해교사는 글을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이 있는 성인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전문가이다.

시는 교육 기회를 놓친 성인은 물론 사할린 동포, 다문화 여성들이 한글을 배울 수 있도록 ‘찾아가는 한글교실’을 열고 한글을 가르치는 문해교사 양성과정을 개설했다. 현재는 10개 읍ㆍ면ㆍ동에서 걸쳐 18개 한글교실이 개설돼 있다.

문해교사들은 어르신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수업을 연구하고 있다. 교재 한 권만으로는 부족하기에 교사마다 다양한 수업교구를 만들어 활용하기도 한다.

나아가 문해교사들은 2010년 ‘한글교실’이 처음으로 문을 열면서 양산시문해교육협회도 만들었다. 한 달에 두 번 모임을 열고 교재 연구는 물론 수업 진행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며 성장해가고 있다. 

중앙동 한글교실을 맡고 있는 곽필숙 문해교사는 “어르신들이 연세가 있기에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힘드실 텐데도 배울 수 있다는 자체에 감사하다고 말씀하신다. 치매가 있거나 몸이 불편한 분들도 꾸준히 한글교실을 찾아올 정도다. 나 역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지금은 내 인생에서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모임에서는 가을학기에 처음 열리는 공개수업을 대비해 문해교사가 수업을 직접 시연해보기도 했다. 한 명의 문해교사가 ‘교사’ 역할을, 다른 문해교사가 ‘학생’ 역할을 맡아 계획안에 따라 ‘연습수업’을 선보이고 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덕계동 한글교실을 맡고 있는 양산시문해교사협회 김현실 회장은 “어르신들의 꿈은 한글을 깨우치는 데 그치지 않고 죽기 전까지도 공부하는 것”이라며 “문해교사들 역시 어르신들이 더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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