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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지도자가 유념해야 할 것들..
오피니언

지도자가 유념해야 할 것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입력 2012/11/06 09:35 수정 2012.11.06 09:35



 
 
지방정부를 이끄는 지도자는
가까운 사람을 잘 다스리고
어려운 사람을 잘 돌보며
무리한 집행으로 상처받는
사람이 없도록 유념해야 한다


한국적 신 불교인 원불교의 최고지도자로 재선출된 경산(耕山) 종법사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기자들 질문에 지도자가 유념해야 할 사항으로 족한상심(足寒傷心)과 순망치한(脣亡齒寒) 그리고 설존치망(舌存齒亡)을 이야기했다.

족한상심이란 ‘발이 차면 심장을 상하게 된다’는 뜻으로 어렵고 소외된 사람이 많아지면 중심인 지도자가 어려워짐을 경계하라는 말이고, 순망치한은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인 바 가까운 사람들의 잘못으로 입술이 무너지게 되면 결국 지도자는 시리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혀를 두고 이를 버려야 한다는 설존치망은 일 처리를 부드럽게 하라는 말이다. 즉, 너무 과감하게 하거나 밀어붙이면 상처받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이다.

모두가 우리 신체의 일부를 인용해 완곡하게 표현한 법문이지만 그 속에 담긴 뜻은 쉽게 마음에 다가온다. 여기서 지도자란 일국의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이지만 그 아래 지방정부의 수장에게도 접목해 요구할 수 있는 지도자의 경계심이 아니겠는가.

20년 된 지방자치제도의 시행과정에서 ‘돈줄과 명줄’을 중앙정부가 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온전한 지방자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단체장들의 권한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행사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로 인해 많은 단체장들이 비리에 노출되고 심지어는 적극적으로 독직을 자행함으로써 사법처리까지 받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는 단체장이 직접 비리를 저지르는 사례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그 주변에서 권력집단을 형성해 인사나 납품, 공사계약과 인ㆍ허가 등 영향력을 휘두르면서 사회의 지탄을 받는 일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산업이 발전하고 개발수요가 왕성한 도시에서 그런 비리가 빈번하게 자행되었으며 우리시 또한 예외가 아니었음은 이미 알고 있는 사항이다. 시간이 지나고 청렴도시로서의 이미지가 제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주변의 친위그룹에서 위와 같은 오해를 완전히 불식시키기에는 다소 모자란 측면이 있다. 모름지기 ‘순망치한’이라는 경구가 주는 교훈을 되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적법성과 주변과의 조화 등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한 시책을 불도저같이 밀어붙일 경우 상처받는 계층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우리시의 경우,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반발이 자주 도출되고 있다.

산업단지조성사업이나 골프장 건설, 사회간접자본으로서의 대형국책사업 등의 추진과정에서 시민과의 충돌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개발의 뒤안길에는 항상 희생을 강요하고 피해를 감수하게 하는 필수적인 이해관계가 따른다. 이렇게 고통받는 자에 대한 설득과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게을리 할 경우 소모적인 대치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예는 법을 지키고 시행하며, 위법을 다스려야 하는 지자체 스스로가 법을 위반하거나 편의적으로 해석하여 시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단체로부터 비판을 받는 경우도 있다.

비록 예산의 낭비나, 손실을 수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행위 자체로 위법성이 인정된다면 행정의 객체인 시민들에게 어떠한 준법강요도 할 수 없는 윤리적 결함이 대두된다 할 것이다. 이것은 지자체의 사업이나 시책이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갖고 있거나 주민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 할지라도 같은 잣대로 적용되어야 하는 중요한 근간이다.

마지막으로 ‘족한상심’의 의미도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 어떤 이유에서든 삶이 어려워 포기하고 싶은 지경까지 방치되어선 안 된다는 것과, 장애와 실직, 고령 등 스스로 헤쳐나갈 힘과 의지가 바닥이 난 사람에 대한 도움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다양한 방법과 체계를 통해 소외계층을 보살피고 있다지만 복지업무는 수혜자들 자신이 따듯하다고 느낄 때 비로소 완성되는 사업이다. 수치로 나타나는 실적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 최종수혜자에게 온전하게 전달되고 있는지 세심하게 점검해야 한다.

지금이 그럴 때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상의 이변으로 한파의 강도가 심하고 길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피부로 와닿는 체감온도를 올려줄 훈훈한 일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다양한 계층에서 주변 이웃을 돌아보는 온정행사를 계획하고 있겠지만 시장은 특히 보다 많은 온정의 손길이 우리 사회를 따듯하게 보살필 수 있도록 기부와 지원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지도자가 유념해야 할 사항’에 대한 경구(警句)를 잘 새겨서 시장은 가까운 사람들의 잘못을 미리 잘 단속하는 한편, 공정한 법 집행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잘 돌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늘 잊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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