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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리틀야구단, 2012년 판 형설지공(螢雪之功)..
문화

리틀야구단, 2012년 판 형설지공(螢雪之功)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2/11/13 13:46 수정 2012.11.13 01:46
전국대회 연이은 우승 불구

자동차 불빛 의지해 야간 훈련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으며 고생 속에서 공부한다’는 ‘형설지공(螢雪之功)’이 2012년 양산에서 재현되고 있다.

전국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양산시리틀야구단이 자동차 불빛에 의존해 야간 훈련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양산천 변 야구장에서 훈련해 온 리틀야구단. 지난 9월 태풍 산바 피해로 기존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최근 양산부산대학교 인근 사회인야구장으로 옮겨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문제는 야간 훈련이다. 리틀야구단은 학교 일정을 마치고 훈련을 시작하는 터라 보통 4시 이후에 훈련을 시작한다. 겨울철 낮이 짧아 6시 이후에는 조명시설이 필요하지만 현재 리틀야구단이 훈련하는 곳에는 이러한 시설이 없다. 학부모들이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자동차 불빛이다.

현재 학부모가 자동차 불빛을 그물망 밖에서 비추면 아이들은 그물망을 향해 타구를 날리는 방식으로 훈련하고 있다. 물론 자동차 불빛으로 제대로 된 야간훈련이 가능할 리 없다. 현재 러닝 등 기초 체력 훈련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어둠 속에서 이어지는 훈련으로 아이들의 안전 문제도 염려되는 상황이다.

시 “사설조직이라 지원 불가”
학부모 “사실상 양산대표 지원 자격 있다”


설상가상. 야간 훈련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간 훈련시간마저 줄어들었다 . 주말에는 사회인 야구팀의 경기가 진행돼 훈련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더부살이의 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원래 연습장으로 사용하던 양산천 변으로 돌아가더라도 ‘조명’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심각해진다. 지금은 자동차 불빛이라도 이용하지만 양산천 변 운동장에는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어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학부모들은 내심 시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들이 전국대회 우승으로 양산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며 “진정 아이들을 자라나는 꿈나무라 생각한다면 최소한 훈련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창단 2년 만에 전국대회 8강 진출 등 뛰어난 실력을 보이자 당시 시 관계자는 “현재 민간단체에서 운영 중인 각종 유소년 스포츠 교실 등에 대한 예산지원은 어려운 실정”이지만 “앞으로 양산시 야구협회와 협의해 리틀야구단에 대한 지원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입장이 조금 달라졌다. 시 교육체육지원과 담당자는 “리틀야구단은 공익적 성격이 없는 사설조직이고, 수익사업 활동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지원 대상 될 수 없다”며 지원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우리 리틀야구단에서 지난해 국가대표를 2명이나 배출했다. 한 팀에서 2명의 국가대표가 나온 건 우리가 유일하다”며 “리틀야구단을 사설 학원정도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양산을 대표하는 어린이 야구단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학원 성격이 강해 지원해 줄 수 없다는 시와 실제 양산시를 대표하고 있는 만큼 최소한의 시설 지원은 해주길 기대하는 학부모 사이에서 아이들의 ‘형설지공’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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