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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화분재는 이러한 수고를 뛰어 넘는 매력을 갖고 있다. 우선 분재 완성 기간이다. 일반 수목 분재의 경우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오랜 시간을 두고 가꾸기도 한다. 이에 비해 국화분재는 1년 남짓 시간이면 꽃을 피워 감상할 수 있다. 키우는 방법에 따라 직간, 곡간, 쌍간 등 여러 가지 수형의 분재도 가능하다.
이러한 국화분재의 매력에 빠진 사람이 있다. 6년 전 일본 국화분재를 보고 그 아름다움에 반해 혼자 발품을 팔기 시작한 김원택(54, 하북면) 씨. 김 씨는 지난해부터 개인전시회를 열고 국화분재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화분재 매력은 꽃 그 자체의 아름다움과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꾸며낼 수 있다는, 그래서 다음해에 당장 결과물을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이죠. 나무처럼 많은 세월이 필요한 게 아니라 1년 만에 제 마음대로 모양을 가꿀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화분재에 6년이란 시간을 투자해 전문가 실력으로 인정받는 김 씨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다”고 말한다. 남들이 보기엔 아름답지만 김 씨의 욕심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러한 욕심 때문에 국화분재를 함께할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시회 역시 친구들의 권유로 시작은 했지만 목적은 사실 국화분재를 알리기 위해서다. 김 씨는 많은 사람과 함께 배우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보다 완성도 높은 국화분재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한다.
“국화분재에 관한 팁(tip)은 많습니다. 다만 말로 정리하는 게 어려울 뿐이죠. 국화분재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모두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분들과 함께 작품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분재는 여러 사람이 함께하며 서로 생각을 나누고 공유하면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되니까요.”
김 씨의 바람과 달리 아직 양산은 국화분재의 불모지나 마찬가지다. 국화분재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현재 김 씨가 거의 유일하다.
그런데 최근 김 씨에게도 국화분재 친구가 생겼다. 국화분재를 시작하고 남들처럼 주말 나들이 한 번 제대로 가보지 못했다며 투덜댔던 아내 김금자(52) 씨가 주인공이다. 본의(?) 아니게 지켜봐야만 했던 국화분재의 매력에 빠져버린 아내는 김 씨의 국화분재 1호 친구다.
멀리 경북 영주까지 발품을 팔아가며 배운 기술을 “함께 할수록 아름다운 게 국화분재의 매력”이라며 아낌없이 전수하겠다는 김 씨. 그의 바람이 이뤄져 국화 향기가 가득하고, 국화를 닮은 미소가 넘치는 양산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