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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천성산 치유ㆍ생명단지 물 건너 가나..
오피니언

천성산 치유ㆍ생명단지 물 건너 가나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입력 2013/01/22 09:41 수정 2013.01.22 09:41



 
 
경남도 모자이크 프로젝트
지사 바뀌자 사업 재검토
천성산 치유ㆍ생명단지 사업
의료관광진흥 위해 꼭 필요
시의 적극적인 유치노력 기대

올해도 해는 떠올랐다. 새해의 염원을 가슴에 품은 많은 사람들이 전국의 해맞이 명소를 찾았다. 해는 동쪽에서 뜨는 법, 동해안을 바라보는 곳이 1분 1초라도 먼저 일출을 볼 수 있음은 당연하다. 독도나 울릉도를 제외한 한반도 뭍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지점은 어딜까. 울산의 간절곶이 그렇다고 선전한다. 올해 일출시간은 오전 7시 31분이었다. 천성산의 일출시간도 이와 비슷했다.

해맞이 행사가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된 것은 2000년 1월 1일, 즉 밀레니엄의 시작이었다. 당시 천성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다 하여 시민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간절곶과는 달리 1천미터 가까운 고도가 말해주듯 산정에 오르기가 쉽지 않아 해안인 간절곶에 해맞이 명소의 영광은 뺏기고 말았다.
천성산은 오랜 동안 양산의 영산(靈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산이다. 신라때 고승 원효대사가 당나라에서 온 1천명의 승려들을 ‘화엄경’으로 교화하여 모두 성인이 되었다는 전설에서 이름붙여졌다고 한다.

가지산에서 시작돼 영축산 등 위엄있는 1천미터 산군을 지칭하는 ‘영남알프스’에는 들지 않지만 경상도 인근에서 산 깨나 타는 사람 치고 천성산을 오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위치적으로도 동으로는 웅상, 서로는 양산에서 상ㆍ하북까지 두루 연결돼 있어 등산로가 수십개로 갈리며, 어렵거나 쉬운 코스별로 사시사철 등산객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5월에 정상부인 화엄벌을 수놓는 철쭉 군락은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다.

천성산은 아름다운 경관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군사시설로 인해 상당부분이 통제되었다. 한국전쟁 때 심어놓은 지뢰도 완전하게 제거되지 않아 지금도 통제구역이 남아있다. 양산의 명산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여론이 환기되면서 군부대 이전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지난해 초 김두관 전 도지사 재임 시 지역균형사업의 일환으로 ‘모자이크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이른바 ‘천성산 치유ㆍ생명단지 조성사업’은 천성산 주등산로 입구인 상북면 대석마을 일대에 건강체험시설과 치유체험생태 조성, 생명관찰시설을 구축해 양산부산대병원을 중심으로 한 의료관광과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가족단위 숙박검진프로그램을 비롯해, 천성산 정상부를 치유평원으로 특성화한다는 구상도 포함돼 있다. ‘천성산 치유ㆍ생명단지 조성사업’은 2014년까지 도비 200억원, 시비 42억원 등 모두 242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급작스레 바뀌었다. 김두관 지사가 도중에 사퇴를 해버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에 사업계획이 확정되었는데 7월에 도지사가 사퇴하면서 18개 시ㆍ군 21개 사업에 7천억원을 투입한다는 ‘모자이크 프로젝트’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사업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사실상 추진은 불투명하게 됐다.

결국 지난해 12월 도의회에서 올해 예산에 계상된 사업비 200억원 모두를 삭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양산시도 부득이하게 시 예산을 삭감하고 말았다.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당초 취지는 사라지고 만 것이다.
천성산은 군부대의 오랜 주둔으로 인해 자연과 생태의 보존이 다른 곳에 비해 오히려 양호한 이점이 있다. 수년 전 시에서 군부대가 떠난 자리에 생태박물관을 지으려고 했던 적도 있다. 매년 정초 해맞이 행사와 5월 철쭉제가 시민들을 산으로 이끈다. 많은 학교의 교가에도 천성산의 정기가 언급되고 있다.

이런 지역의 명산을 자연친화적으로 개발해 의료관광도시로 승화시키고자 했던 계획이 무산될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전혀 무망(無望)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새로 취임한 홍준표 도지사가 우리 지역 선거공약으로 양산부산대병원을 중심으로 의ㆍ생명 및 항노화 산업단지 조성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양산을 명실상부한 동남권 의료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피력한 것이다.

경남도는 모자이크 사업 전반에 대하여 경제성 등을 재검토한 뒤 다음달 말께 추진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도의회에서 올해 예산을 삭감한 것은 전임 김두관 지사의 의도대로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재검토 과정에서 무조건적으로 사업을 취소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개별 사업의 경제성과 효과를 재검토하는 과정이라고 봤을 때 시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양산시의 상징이기도 한 천성산을 효과적으로 보존하면서 그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치유ㆍ생명단지’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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