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통화확장 정책에 따른 엔저현상이 지속되면서 자동차 부품업체 등 지역 수출기업들의 경영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석유제품ㆍ자동차ㆍ기계류 등이 엔저현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자동차 부품업체 가운데 차량용 기어박스 수출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4.8%에서 8%로 급락했다. 엔진용 부품 역시 87.2%에서 43.5%로 절반 이상 줄었고, 차체 부품도 84.6%에서 34%로 하락했다.
반면 전년 동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던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지난달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엔저 현상이 자동차 업계의 수출 판도를 직접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부품업체 뿐만 아니라 현대ㆍ기아자동차 등 완성업체 사정도 마찬가지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미국 시장 판매가 전년 동월대비 3.4% 감소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의 공세가 더욱 거세진 3월에는 현대차 -2%, 기아차 -14.6% 등 총 7.7%가 감소하는 등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들 완성업체의 판매 감소는 다시 2차 부품업체의 경영 손실로 이어지고 있어 지역 내 자동차 부품 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문제는 엔저현상에 대한 대책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자동차 엔진부품을 수출하는 지역 업체 관계자는 “원가절감, 물류효율화 등 경영효율화와 결제 통화 다변화 등 엔저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감소를 최소화하고는 있으나 자체 노력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정부가 수출 금융과 보증지원을 확대하고 직접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근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엔저현상에 대한 대책 마련이 늦어질 경우 우리나라 제조업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일본에 크게 고전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경영 기반이 약한 지역 2차 업체의 타격은 심각한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수출의 손익분기 엔화 환율은 1260.7원 수준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