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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시 지원 업체라 믿고 먹었는데…”..
사회

“시 지원 업체라 믿고 먹었는데…”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3/05/07 10:03 수정 2013.05.07 10:03
지역 대표 양돈브랜드 불법도축 논란




병든 돼지 도축 시중 판매 혐의
국ㆍ도비 등 직접 지원만 8억원
양산시 관리ㆍ감독 부실 지적
유통매장 철수, 직영매장 영업 중

정부와 경남도, 그리고 양산시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양산시 대표 양돈 브랜드 ‘(주)ㅅ농업회사법인’이 불법 도축 혐의로 경찰에 적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 수사과에 따르면 ㅅ법인은 병들어 죽거나 죽기 직전인 돼지 700여 마리를 시중 가격의 3분의 1 수준인 마리당 10~30만원에 사들여 불법 도축하고, 이를 양산과 울산, 부산 일대 식당, 마트, 식육점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법인 대표 조아무개(52) 씨를 구속하고 양돈장을 운영한 조 씨의 동생과 사건에 관계된 나머지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피의자 조 씨는 현재 불법 도축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죽은 돼지와 산 돼지는 뚜렷하게 표가 나기 때문에 납품하지 못한다”며 일반 음식점 납품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측은 불법 도축한 돼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일반 음식점 납품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ㅅ법인이 지난 2009년 정부와 경남도, 양산시의 지원을 받아 양산 대표 돼지고기 브랜드로 선정돼 홍보와 직영 판매매장 건설 등 직접적인 지원을 받아왔다는 점이다.

시가 직영 판매매장 건설비 등으로 ㅅ법인에 직접 지원한 비용만 3억원이 넘는다. 국비와 도비까지 포함할 경우 약 7억8천만 원에 이른다. 이 외에도 홍보용 동영상과 기념품 제작 등 부대비용도 2천만원 가까이 된다. ㅅ법인은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원동면 화제리에 양돈장을, 북정동에 직영 판매매장을 운영해 왔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시민은 ㅅ법인의 부도덕성 문제와 함께 시의 관리ㆍ감독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평소 가족이 ㅅ법인 직영 판매매장을 즐겨 찾았다는 김아무개(44) 씨는 “지금까지 ㅅ업체에서 돼지고기를 자주 먹었는데 우리가 먹은 고기가 그런(폐사한) 것들이었다니 화가 난다”며 “시의 지원을 받아 만든 업체가 처음부터 그런(폐사한) 고기를 팔아왔고, 이를 지금까지 (시가) 몰랐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법권(수사권)이 없는 우리로서는 몰래 이뤄지는 불법 도축에 대해 조사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ㅅ업체는 법인 형태인 만큼 법인에서 철저한 관리감독을 했어야 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우리가 연 1~2회 (ㅅ업체에 대해) 경영상황 파악과 상품 판매 매장에 대한 원산지 표시 등을 점검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돼 유감”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보다 철저한 조사와 관리ㆍ감독을 진행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 이후 ㅅ법인 제품은 지역 내 유통 매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하지만 ㅅ업체가 직영하는 판매매장은 계속 영업 중이다.

이에 대해 시는 “구속된 조 씨가 음식점 납품에 대해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매장 반입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이상) 직영 판매매장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는 법원 판결 이후에나 가능하다”며 “현재로선 (판매를 막을)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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