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요즘 골목은 저희 어린 시절 골목과는 많이 다릅니다. 이미 오픈된 공간이죠. 그래서 다양한 업종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들어서는 거고요. 그러면 우리도 열린 마음으로 준비해야죠. 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인정해야 하고, 변화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는 “골목은 이미 과거와 많이 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더 이상 마을 주민들만의, 아이들만의 놀이터가 아니다. 열려있는 골목에는 과거 골목과는 이질적인 것들도 얼마든지 자리 잡을 수 있게 됐다. 단순히 단골장사, 동네장사로는 변해버린 골목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의미다.
“경쟁력이란 것은 곧 지속가능한 성장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개구리가 점프를 하기 전에 움츠리는 것처럼 잠시 주춤하는 시간은 있을 수 있지만 그 시간은 결국 더 먼 곳으로,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한 투자의 시간이 돼야 합니다.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인 것이죠”
변해버린 골목. 하지만 그 속에서도 골목상권의 경쟁력은 남아있다고 설명한다. ‘공동체’, ‘사랑방’ 개념은 대형프랜차이즈가 갖출 수 없는 골목상권만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 시설은 사실 대형프랜차이즈 업체가 더 편안하고 예쁩니다. 그럼에도 개인전문점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거리가 가까워서 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즐기고, 편하게 수다를 나눌 수 있는, 언제라도 편한 마음, 편한 복장으로 찾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이곳에서 나누는 소소한 이야기들은 다시 그 가게에 대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놓습니다”
골목상점은 억지로 만들 수 없는 사랑방과 같은 존재. 사람들이 저절로 이야기보따리를 들고 찾아오는, 그래서 저절로 수다를 나누게 되는 골목 아지트 같은 공간이어야 한다. 이 씨가 말하는 골목상점은 곧 ‘편안함’이고, 이는 골목상점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경쟁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