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는 파행으로 시작했다. 11일 현장 감사 후 12일 처음 열린 산건위 감사는 도시과를 시작으로 진행이 예정됐지만 개회하자마자 의원 간 대립으로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다 결국은 열리지 못했다.
파행의 단초는 심경숙 산업건설위원장(통합진보, 동면ㆍ양주)이 지난 4월 제128회 임시회에 제출했다가 부결된 <양산시 응급의료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다. 당시 심 위원장은 조례안이 부결되자 ‘일부 의원의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인해 조례안이 부결됐다며 언론 기고문과 SNS 등을 통해 입장을 토로했다. 당시 심 위원장은 “오로지 반대를 위한 반대, 부결시키기 위한 감정적 대응으로 인해 결국은 시민이 피해를 보고 또는 그 혜택이 늦어지게 되는 결과가 나타난다”며 조례 부결의 부당함을 언급했었다.
이에 김효진 시의원(새누리, 물금ㆍ원동ㆍ강서)이 심 의원의 대외적 호소가 사실상 자신을 지목한 데 대해 감사 개시 직전에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김효진 의원은 12일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되자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심폐소생기 조례안 부결이 어떻게 김효진 의원 한 사람에 의해 부결된 것이냐”며 심 위원장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도 못하고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피감 부서 공무원들이 텅 빈 회의실 앞을 지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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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의원 간의 대립은 중재에 나서던 박말태 의원(새누리, 물금ㆍ원동ㆍ강서)으로까지 확대됐고, 김효진ㆍ박말태 두 의원이 행정사무감사 보이콧을 선언하며 퇴장, 감사는 결국 중지됐다. 다음날(13일)에도 여러 차례 속개와 정회를 거듭한 끝에 오후 1시에 심경숙ㆍ서진부(무소속, 서창ㆍ소주)ㆍ이용식(무소속, 중앙ㆍ삼성) 3명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감사가 개시됐다. 감사 4일차인 14일에는 김효진 의원을 제외한 6명의 의원 전원이 참석해 정상적인 감사가 진행될 수 있었지만 밀린 일정 탓에 ‘수박 겉핥기’ 감사를 피할 수 없었다.
한편, 이번 행정사무감사 파행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 의원 간 문제를 이유로 감사 진행을 거부한 김효진 의원 등 의원들의 자세도 문제지만 위원장으로서 리더십을 보이지 못한 심 위원장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날 감사를 기다리던 한 공무원은 “의도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공포 분위기로 몰아가려는 건지 몰라도 의원 간 대립을 이유로 행정사무감사 보이콧 선언은 이해할 수 없다”며 “위원장 역시 의원들을 달래 회의를 진행할 생각은 안하고 자기 고집만 피우고 있어 솔직히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