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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휴가철만 되면 발 묶이는 지역 주민..
사회

휴가철만 되면 발 묶이는 지역 주민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3/07/30 09:00 수정 2013.07.30 09:00
원동면 어영마을, 피서차량 몰려 마을진입로 막혀

도로확장 계획 없어… “안되면 임시주차장이라도”



원동면 영포리 어영마을 주민은 해마다 한여름이면 바깥출입을 자제해야 할 만큼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왕복 1차로의 농로수준인 마을 진입로에 하루 몇 차례 마을버스가 다니지만 피서 차량이 곳곳에 불법주차를 하는 바람에 제 시간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영마을은 일명 ‘도둑골’ 계곡이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해마다 피서객이 몰려드는 곳이다. 최근에는 계곡 입구에 숙박시설이 늘어나고 있어 찾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문제는 계곡이 마을 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해 있어 마을 진입로 곳곳을 피서 차량이 점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민 불편사항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좁은 도로 탓에 수 십 년째 반복되고 있다. 어영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이름뿐인 지방도다. 원동면소재지에서 배내골로 이어지는 지방도69호선을 타고 가다 영포마을 못 가서 좌회전해 어영교를 지나 마을로 연결되는 길은 4km 가까이 된다. 하지만 승용차 두 대가 교행하지 못할 정도로 노폭이 좁다. 중간에 교행을 위한 공간이 더러 마련돼 있지만 피서철에는 외지 차량이 이곳을 점령하고 만다.(사진 참조)

↑↑ 원동면 어영마을로 들어가는 지방도는 좁은 1차선 도로다. 차량 교행을 위해 만든 공간을 피서객 차량이 점령함으로써 유일한 교통수단인 마을버스 운행이 지장을 받고 있다.
어영마을 주민들의 고민은 유일한 교통수단인 마을버스를 타고도 원동에서 기차나 시내버스를 놓친다는 데 있다. 오지 특성상 마을버스는 원동면 소재지에서의 기차시간과 시내버스 운행시간과 연계돼 운영되고 있다. 마을버스가 도로를 막은 피서차량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주민들이 장시간 뙤약볕에 기다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마을주민 김아무개(36) 씨는 “매년 여름이면 피서객들의 불법주차로 마을 주민이 사실상 고립되는 피해를 반복하고 있다”며 “시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도로 확장을 요구해도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주민 박아무개(69) 씨도 “마을에 노인들이 대부분이고 사람 수도 적어서인지 시에서 별로 관심을 안 가지는 것 같다”며 “요즘 같은 세상에 돈이 없어 포장(확장)을 못한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산시 도로과 관계자는 “일단 현재까지는 확장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지방도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경남도 소관이라 시에서는 몇 번 건의를 했지만 예산문제로 (도로 확장)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경남도에 책임을 미루는 양산시와 우선순위에 밀리고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도로 확장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경남도. 이들 사이에서 어영마을 주민들은 여름만 되면 ‘고립 아닌 고립’을 겪어야 하는 고통을 반복하고 있다.

한편, 마을주민 일부는 도로 확장이 어려울 경우 피서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용주차장이라도 조성해 교통정체를 일부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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