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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다중이용시설 주차장 확충해라..
오피니언

다중이용시설 주차장 확충해라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입력 2013/08/20 09:14 수정 2013.08.20 09:14



 
 
웅상도서관, 3D과학체험관
급경사 진입로, 주차장 부족
이용객 편의 무시되고 있다
거액투자한 시민이용시설
도심 속 공원 역할 하도록
편의시설 확충 서둘러야

요즘 웅상지역 학부모들은 신이 났다. 문화체육센터가 10년째 시민 휴식공간으로 제몫을 다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청소년수련관을 리모델링한 웅상도서관이 개관했고, 옛 도서관 건물은 도비와 시비를 합쳐 12억원을 들여 만든 3D과학체험관이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주동에는 영어도서관이 착공돼 내년 개관을 앞두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공식개관한 3D과학체험관은 한 달 이상 예약이 밀릴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제는 이곳을 찾는 시민의 편의시설이 태부족이라는 것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주차장이다. 주진동 야산에 자리한 웅상도서관과 3D과학체험관을 찾는 이용객 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의 주차장시설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아래위 다 합쳐도 50대를 수용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다 보니 도서관 올라가는 비탈길 가에 주차한 차량이 35번국도 사거리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차된 차량을 피하면서 올라가다가 내려오는 차량을 만나면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운전이 서툰 여성운전자들은 후진으로 비탈길을 내려가기가 쉽지 않아 어쩔 줄 모른다. 간혹 주차 차량과 접촉사고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달리 어떻게 할 방도가 없다. 경사도가 거의 30% 가까이 되는 비탈길이라 올라가는 길에 잠시 정차라도 하게 되면 아무리 자동변속차량이라 해도 뒤로 밀리는 현상이 발생해 초보 운전자들의 공포는 상상 이상이 된다. 그래도 우리들의 용감한 어머니들은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위험천만한 나들이도 마다하지 않는다.

웅상도서관 주차문제는 이미 해묵은 고질민원이다. 수십억을 들여 멋진 시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시설을 찾는 시민들의 편의는 뒷전이다보니 시민들도 이제는 포기상태인 것 같다. 하지만 방학을 맞아 3D과학체험관이 개관하면서 이용객들이 크게 늘어나자 시민의 불만도 참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대응하는 시 당국의 소극적인 입장도 불만을 부추기고 있다. 주변여건상의 어려움을 들어 주차장 확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도에서 200m 정도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는 도서관 진입로 주변에 주차장 부지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지형상 고도차가 많이 나는 사정을 감안해도 그렇다. 현재 도서관 부지는 더 늘어날 곳이 없다는 말도 맞다. 하지만 이런 답변은 전형적인 관료적 발상에서 오는 소극적 대처에 다름 아니다.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을 만들어놓고 이용객들의 접근성을 제한하는 처사는 시민을 위한 행정에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35호국도 사거리 주변 토지는 상당 부분 미개발지로 남아있다. 개인용도로 개발되기에는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방치된 나대지를 매수해 공용주차장으로 확보하면 주간에는 도서관과 체험관 이용객들이 이용하고, 야간에는 인근 주민의 차고지로 쓸 수 있지 않은가. 주차장에서 도서관까지 가는 언덕길이 상당하지만 캐노피를 설치해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보행전용통로를 만든다면 아이들과 함께 손을 잡고 오르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산책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강원도를 찾은 여름휴가길에 춘천시에서 미래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애니메이션 콤플렉스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아름다운 호수를 배경으로 넓게 펼쳐진 애니메이션 박물관과 부대시설도 볼 만 했지만, 이용객들이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넓은 주차장과 벤치가 놓인 잔디밭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한 시설 이용에 그치지 않고 호반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충분히 활용하여 보고, 즐기고, 머물고 싶은 유인력이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양산에는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만 한 시설물들이 산재해 있다. 역동적인 도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시의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시설을 만든다 하더라도 이용객의 입장을 고려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지지 않는다면 제 기능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금신도시에 있는 워터파크도 비슷한 지적을 받고 있다. 주거밀집지역 인근의 시민휴식공간으로 잘 만들었다는 평가가 무색하게 주차장시설의 태부족으로 인근 도로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예산은 시민의 혈세이니만큼 아껴쓰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쓰는 것이다. 정체불명의 도로 조형물, 무분별한 고가의 가로수 식재,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근로자 체육시설 등 뭉텅이 돈은 펑펑 쓰면서 시민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의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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