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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독자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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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입력 2013/09/10 08:59 수정 2013.09.10 08:59




 
 
척박한 지역신문 환경에서
그나마 힘을 얻어가는 것은
독자의 따가운 지적과 비판
시민의 파수꾼으로서
미래 함께할 동반자로서
10년을 넘어 100년 가려 한다

우리 신문에서 운영하는 대표적인 옴부즈맨 코너가 ‘지면평가위원회’다.

옴부즈맨 제도는 200년 전 스웨덴에서 의회의 행정권에 대한 견제 목적으로 시작됐다. 잘못된 행정 처리나 정책에 대해 해당 기관의 해명을 요구하고 직접 조사한 결과를 외부에 공표하는 활동으로 올바른 국정 운영과 국민 권익 보호의 두 가지 목적을 충족시키고 있다. 이 제도가 언론에 접목돼 독자의 불만을 수렴, 인용하고 시정하는 제도로 발전했다.

양산시민신문은 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기사 외에도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지면에 반영하고 있다. 정기적인 외부기고자의 칼럼과 의견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의 목소리도 발언대나 독자기고를 통해 여과없이 게재하고 있다. 또한 2달마다 한 번씩 열리는 지면평가회의는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평가위원들이 기간 내 발행된 우리 신문의 기사나 편집, 광고 등 모든 분야에서 때묻지 않은 비판과 지적을 쏟아내는 자리다.

위원들만의 회의로 진행되지만 특별히 편집국장이 임석해 질문에 답하거나 지적사항에 대한 시정 결과를 보고하기도 한다. 위원들은 제각기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시민들로서 각계의 다양한 요구와 건의를 전달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편집주체로서 참석한 자리지만 가시방석일 때가 많다. ‘OO자문위원회’처럼 공치사나 늘어놓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위원들의 비판과 지적사항 중 뼈 아픈 주문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는 비판의 펜 끝이 무디다는 지적이다. 지역사회를 주도하는 기관 즉, 시(市)나 의회, 치안과 교육 등 자치행정의 구성요소가 제대로 굴러가지 못할 경우 심층취재를 통해 위법 부당성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함에도 느슨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지역신문의 한계는 스스로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언론사 경영과 편집권 독립이라는 절대명제를 준수하면서 취재객체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부분이나 협소한 시장에서 장기간 활동해 온 기자들의 매너리즘에 대한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인다. 대규모 프로젝트의 추진과정에서 시민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관 주도로 밀어붙일 때 사계 전문가 집단과 함께 원천적인 평가와 대안 제시에 부족했던 점도 솔직하게 인정한다. 시민단체의 토양이 척박하다는 변명은 적절하지 못하다.

정치권의 이기주의에 편승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총선과 지방선거 등 정치 성수기에 지역의 현안과 시민정서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정치인들 위주로 여론을 조성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선거가 다가오면 우후죽순처럼 나타나 자신만이 적임자라고 큰소리를 치다가도 막상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시민 앞에서 사라지고 마는 정치꾼들의 행태를 제대로 지적하지 못했다는 평가는 부끄럽지만 부인할 수 없다.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편 가르기도 모자라 끊임없이 지역사회를 분열시키는 패거리정치의 병폐를 진중하게 보도하지 못한 과오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언론의 사명을 망각해선 안 된다는 자성(自省)을 해본다.

따뜻한 이웃의 삶을 조명하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변명으로 이해를 구한다. 최근 공공저널리즘의 일환으로 지역사회의 낮은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시민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강화하고 있는데 정치, 사회기사에 식상한 독자들의 관심을 회복하기 위해서 기자들이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음을 알려드린다.

원동중학교 야구부의 성공 스토리가 전국에 회자되면서, 지역에 고교 야구부가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는 독자들도 많았다. 그래서 협동심과 형제애로 똘똘 뭉친 야구선수들이 3학년 2학기가 되기 전에 전학을 가야만 하는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언론이 제 몫을 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회의 어떤 특정한 이슈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대응책 마련에 기여해야 한다는 명제는 언론의 공공적 사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사회단체의 역량 강화도 필수적이고, 전문가 그룹의 애향심을 촉구하는 구심점이 언론을 통해 결집돼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다.

지면평가위원회의 공식 견해와 지적은 우리 신문의 토양을 건강하게 만드는 거름과 같은 것이다. 어렵고 열악한 지역언론 환경 속에서도 10년을 커왔고 또 앞으로 100년을 지향하는 양산시민신문은 그런 목소리를 가슴에 깊이 새겨들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의 더 많은 관심을 마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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