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로 보는 양산의 어제와 오늘
연봉 2배 가까이 늘고 생활환경도 좋아져
전세ㆍ등록금 급등에 서민 살림은 ‘허전’
10년. 흔히 ‘강산이 변하는 세월’이라 말 할 만큼 긴 세월이다. 특히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오늘날 10년의 세월은 ‘상전벽해(桑田碧海)’와도 같다.
지난 10년간 양산시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인구가 늘고 도시 경제 규모는 커졌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달라졌을까? 본지 창간10주년을 맞아 각종 사회ㆍ경제지표의 변화를 통해 양산의 지난 10년을 비교해 본다. 참고로 지표 대부분은 통계청 조사에서 가장 최근 자료인 2011년을 기준으로 10년 전과 비교했음을 알린다.
인구ㆍ예산ㆍ경제
- 제조업 연봉 85% 올라
흔히 ‘얼마나 잘 살게 됐나’를 따질 때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소득’을 살피기 마련이다. 양산지역 근로자의 평균연봉은 얼마나 늘어났을까? 아쉽게도 현재 통계청 자료에는 양산지역 전체 근로자의 평균소득에 관한 집계는 없다. 대신 제조업 근로자의 평균 소득이 기록돼 있다. 양산지역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한다면 시민 소득 변화의 가늠자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01년 기준 양산지역 제조업 근로자는 총 3만8천808명(총 인구 20만2천784명). 이들 근로자의 연간 소득 총 합계는 6천644억1천800만원. 근로자 1인당 평균연봉으로 계산하면 1천712만원 수준이다. 월급으로는 약 143만원. 당시 전국 중소제조업 평균 월급 121만원보다 22만원 많다.
10년이 지난 2011년 현재 제조업 종사자 수는 3만6천784명으로 2천24명이 줄었다(총 인구 26만6천403명). 하지만 연봉은 2배 가까이 늘었다. 2011년 제조업 근로자에게 지급한 총 연봉은 1조1천631억7천200만원으로, 1인 평균 연봉은 3천162만원이다. 월 평균 263만원 수준. 10년 사이 연봉이 약 85% 오른 셈이다. 전국 중소제조업 평균 월급(212만원)보다 51만원 많은 금액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수도 2배 가까이 늘었다. 2001년 2천8가구 3천600명이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이었으나 2011년에는 4천81가구 7천82명이 복지혜택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 역시 2001년 7만5천987명에서 2011년 11만712명으로 늘었다. 정부 복지정책 확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양산시 전체 살림살이는 어떨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지방세와 예산 역시 2배 이상 늘었다. 양산시는 2001년 도세와 시세를 포함해 총 1천100억원의 세금을 징수한 반면 2011년에는 3천141억원의 세금을 거둬들였다. 지방세 징수가 늘어난 만큼 예산도 크게 늘어 2001년 3천73억원에서 2011년에서 6천822억원으로 늘었다.
택시를 포함한 대중교통의 경우 시내버스가 2001년 당시 2개 업체 115대였던 것이 2011년 2개 업체 156대로 41대 늘었다. 택시 역시 5개 업체로 동일하지만 차량은 2001년 법인 196대, 개인 268대였던 것이 2011년 법인 253대, 개인 435대로 크게 늘었다. 택시 기본요금은 2001년 1천500원에서 2011년 2천200원으로 올랐다.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역시 2배 가까이 늘었다. 2001년 등록자동차는 총 6만1천134대였으나 2011년에는 11만2천225대로 늘었다. 2001년 당시 자가용 5만6천924대, 영업용 4천53대, 관용 157대였다. 2011년에는 자가용이 10만4천66대, 영업용 7천740대, 관용 419대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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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3월 수영, 헬스, 볼링, 골프 등 다양한 체육 시설을 갖춘 양산시국민체육센터(사진 위)가 문을 열어 시민 여가생활 증대에 기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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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ㆍ문화ㆍ관광
- 대중교통 증가 외국관광객 감소
차량이 늘어난 만큼 주차장도 3배 가까이 늘었다. 2001년 2천349곳에서 2011년 6천952곳으로 늘었다. 다만 통계 단위가 2001년 당시 주차장 전체 면적(㎡)에서 2006년 이후 면 수(개)로 바뀌어 정확한 주차면적의 비교는 힘들다.
양산을 방문한 관광객도 늘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내국인 관광객이 2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2001년 양산을 방문한 총 관광객은 97만1천375명이다. 이 가운데 내국인은 95만5천496명, 외국인은 1만5천879명이다. 2011년도에는 총 171만3천500명이 양산을 찾았고, 내국인 170만7천386명, 외국인 6천114명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1999년 9만3천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 10분의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6천114명에 그치고 있다. 통도사와 영남알프스 등 우수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음에도 실제 외국 관광객 유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2001년 당시 관광수익은 13억9천900만원으로 집계됐으나 2006년 이후 통계지표에서 빠졌다.
공공체육시설은 2001년 8개에서 2011년 18개로 늘었다. 문화 공간 역시 2001년까지 없었던 공연장과 영화관이 각각 1개씩 생겼다. 새로 생긴 예술문화회관 덕분에 다양한 공연들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게 됐고 영화 역시 부산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도서관은 2개에서 3개로 늘었고 보관 도서 역시 3만4천권에서 19만7천권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2009년 한 해 동안 약 13만권의 도서가 늘어나 시민의 지적 해갈에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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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전에 비해 다양해진 각종 공연은 지역의 문화 갈증 해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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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ㆍ의료ㆍ학교ㆍ공원
- 주택보급률 1가구 1주택 넘어
‘돈’과 관련한 지표는 대부분 2배정도 늘었다. 그렇다면 생활환경은 어떨까? 우선 주택보급률을 보자.
2001년 당시 주택보급률은 95.12%로 1가구 1주택에 조금 못 미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011년 주택보급률은 117%로 올라 현재 수치상으로는 1가구 1주택을 넘어서고 있다.
2001년 총 5만7천19개 주택 가운데 아파트는 3만8천338주택, 단독주택이 1만7천243주택으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67% 수준. 반면 2011년에는 총 9만6천236주택 가운데 아파트 6만7천989주택(70%), 단독주택 2만4천34주택으로 아파트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총 의료기관은 2001년 139개 2천357병상에서 2011년 238개 5천674병상으로 늘었다. 2001년 1개뿐이던 종합병원은 양산부산대병원 등이 들어서면서 3개로 늘어났고, 병상 수 역시 150개에서 1천325개로 늘었다. 반면 장애인복지시설의 경우 2001년부터 2011년까지 2개 시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학교는 유치원 포함 2001년 총 88개에서 2011년 128개로 늘었으나 학급 수는 1천174학급에서 1천652학급으로 다소 줄었다.
주민휴식공간인 공원의 경우 2001년 173개에서 2011년 221개로 늘었다. 근린공원은 2001년 32개 427만9천㎡에서 2011년 42개 472만4천㎡로 늘었으나 어린이공원은 137개 33만2천㎡에서 134개 30만1천㎡로 줄었다. 대신 2001년에 없던 문화공원과 소공원이 각각 1개(9만7천㎡)와 19개(17만7천㎡)가 새롭게 조성됐다. 상수도 보급률 역시 2001년 72.5%(14만7천81명)에서 2011년 90%(24만3천834명)으로 늘었다.
두 배 오른 월급에도 삶이 팍팍한 이유는?
이처럼 각종 지표는 10년 사이 대부분 2배 가까이 올랐다. 10년 사이 월급이 85% 올랐고 학교와 의료기관, 주민 휴식 공간 등 생활편의시설도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월급’이 오른 만큼 물가도 올랐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기준으로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누적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1.5%다. 일상생활에서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물품과 기본생필품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생활물가지수는 40% 이상 증가했다.
단순 지표만으로는 두 배 가까이 오른 월급에 비해 물가는 오히려 낮은 인상폭인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저축’을 하고도 남을 것 같다. 하지만 실제 가계지출의 면면을 따져 보면 월급인상과 물가인상의 비교는 무의미해진다. 전ㆍ월세 비용, 은행 대출 이자 등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되지 않는 항목들 역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전세가격은 ‘집을 살 정도의 가격’으로 올랐다. 일부 대도시는 전세가격이 주택구매가격을 넘어서는 경우까지 있다. 이로인해 서민 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구매)대출에서 ‘하우스 푸어’란 말이 나올 만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학 등록금 인상도 서민들의 삶을 한숨쉬게 만드는 원인이다. 지난 10년간 대학 등록금은 최대 82.7%까지 상승했다(전국기준). 국립대의 경우 10년 사이 201만원, 사립대는 274만원이 늘었다.
이처럼 생활 필수지출 항목들로 인해 서민들은 월급이 늘어도 빈 주머니를 쉽게 채우지 못하고 있다. 양산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이 마찬가지겠지만.
그래도 달라지긴 했다. 해외여행은 여전히 부담되지만 10년 전에 비해 늘어난 공원에서 가족끼리 ‘소풍’ 정도는 가능하다. 아플 때 멀리까지 가서 큰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되고, 놓친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도 줄었다. 아이들은 보다 넓은 공간에서 공부를 하고 어른들은 가까운 체육시설에서 적은 비용으로 운동을 즐길 수 있다. 10년의 세월에 세상이 변했고 양산도 성장한 것이다.
앞으로 10년. 세상은 또 달라질 것이다. 10년 후 양산은 이러한 경제지표를 다시 비교하지 않아도 시민들이 충분히 체감할 만큼 행복한 도시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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