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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물이 없어 화장실도 못 가요”..
사회

“물이 없어 화장실도 못 가요”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3/10/01 09:14 수정 2013.10.01 09:14
동면 호포마을 일대 식수난 심각



상수도 없고 지하수는 이미 바닥

“제가 1992년 12월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으니 20년째네요. (상수도 설치 요구는) 해마다 해 왔는데 주민 수가 적어서 그런지 아무런 반응이 없어요. 한여름에도 일주일에 겨우 한두 번 샤워합니다. 올해는 특히 가뭄이 심해서 물을 약 쓰듯 아껴가며 쓸 수밖에 없어요” - 새동네 주민 이영숙(73) 씨.

동면 가산리 호포마을(본동마을, 새동네) 일대가 심각한 식수난에 허덕이고 있다. 빨래하거나, 씻는 것은 물론 마실 물조차 없어 주민들은 ‘물을 약 쓰듯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주민은 화장실 물을 아끼려 소변을 밖에서 해결할 정도다.

이러한 식수난은 해당 지역에 상수도가 공급되지 않아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지하수를 끌어다 쓰고, 계곡 물을 가둬 생활용수로 사용하다 보니 특히 여름철 갈수기면 주민 불편은 극에 달한다.

음식점이 밀집한 본동마을은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 매운탕 전문 식당 주인은 “집집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새벽에 나와 물을 받아놔야 한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보니 정말 힘들다”며 “지하수를 뽑아 쓰거나 새벽에라도 물을 받을 수 있는 식당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식당들은 그냥 문을 닫아야 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주민 정희현 씨는 “현재 2~3일에 2~3시간 정도 물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마을경비를 운용해 살수차로 물탱크를 채워 겨우 버텨왔다”고 생활용수 부족 상황을 설명했다.

정 씨는 “그동안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시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양산시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은 적 없다”며 “급기야 며칠 전 우리가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했고, 이게 수자원공사를 거쳐 양산시에 다시 보고되자 그제야 급수차를 지원하겠다고 한다”며 뒤늦은 행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씻을 물은커녕 마실 물조차 없어

새동네 주민 역시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주민 이영숙(73) 씨는 “그렇게 더운 여름에도 일주일에 샤워를 한두 번 하기 힘들었다”며 “손빨래를 하는 것은 물론 소변보고 내리는 물도 아까워 밖에서 해결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씨는 “해마다 불편을 (양산시에) 제기해 왔는데 주민 수가 적다고 얕잡아 보는 건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산시는 민원이 잇따르자 지난달 27일부터 생활용수 공급을 시작했다. 호포마을 일대에 10톤 살수차 10대 분량의 용수를 당분간 공급키로 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호포마을의 경우 음식점이 밀집해 있어 물 사용이 원래 많은 곳인데다 올여름 워낙 가뭄이 심해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 같다”며 “시에서는 그동안 급수차량이 없어 지원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 소방서에 지원을 요청해 몇 차례 급수를 한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 이어 “내년 예산에 해당 지역 상ㆍ하수도와 도시가스 시설 공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이러한 용수부족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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