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들의 일선 경영 애로를 해결하겠다며 야심차게 진행 중인 ‘손톱 밑 가시 뽑기’ 사업이 지역 기업들로부터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라는 핀잔을 듣고 있다.
현재 정부를 대신해 중소기업중앙회는 각 지역을 돌며 중소기업들의 경영 고충을 살피고 있다. ‘손톱 밑 가시’와 같이 기업 스스로 타개하기 힘든 민원을 발견해 즉각 조치하고 중소기업 경영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다.
양산의 경우 지난 8월 중소기업중앙회 경남지역본부 주최로 시청 소회의실에서 ‘양산시장과의 손톱 밑 가시 힐링캠프’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기업들은 ▶관급 물품 조달 요청 시 지역 업체 배려 ▶재활용산업의 산단 입주 애로해소 ▶외국인근로자 사증 발급기간 단축 등 모두 12건의 경영 애로사항을 양산시와 중소기업중앙회에 제기했다.
이에 나동연 시장은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추진하면서 기업 경영 편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아직 부족한 부분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오늘 여러분이 제기하신 불편과 건의는 우리 행정이 수용 가능한 범위라면 기꺼이 수용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한욱 중소기업중앙회 경남지역회장 또한 “오늘 건의된 내용들 가운데 양산시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양산시가 해결하고, 우리 중소기업중앙회가 처리해야 할 부분은 우리대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기업들은 “손톱 밑 가시라는 게 작은 불편이라도 즉각적인 조치를 통해 애로를 해결해 줘야 의미가 있는 것인데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가시 뽑기’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볼맨 소리다.
산막일반산업단지에서 건설기계 제조업을 운영하는 강아무개 대표는 “외국인근로자 사증발급 문제나 산단 입주 과정에서의 문제 등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즉각적인 해결이 필요하면서도 큰 불편”이라며 “이런 부분들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 없이 ‘손톱 밑 가시’를 뽑겠다는 건 말로만 하는 행정일 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시에서도 법적 절차나 담당 기관만 따지지 말고 최대한 기업의 불편을 덜어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능동적으로 기업 입장을 대변해주지 않으면 정부 차원의 정책이라 하더라도 아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우선 힐링캠프를 진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당시 불편 사항으로 지적 된 내용들에 대해서는 현재 충분히 검토 중”이라며 “단순히 시 단위 행정에서 처리할 수 있는 내용보다 정부 차원에서 협조나 법률 개선 등이 필요한 사안들이 많아 이러한 부분은 정부에 적극 건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톱 밑 가시’는 불합리한 법, 제도, 관행 때문에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중소기업 문제를 통칭하는 것으로 단순 민원성 애로가 아니라 개별 기업이 스스로 타개해 나가기 어려운 문제를 의미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중소기업인과의 만남에서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것으로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의 행복을 위한 첫걸음으로 간주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