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나선다. 차를 몰고 유명 여행지를 찾고 ‘캠핑’이란 이름의 야외 여가활동이 늘어난다. 물과 숲, 바람과 휴식은 여행지의 필수품목이 됐다. 최근에는 도심과의 접근성이 높은 강과 호수 등 수변공간(水邊空間)이 최적의 여가 공간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처럼 ‘힐링’의 시대가 시작된 현재 수변공간 개발을 통한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경제 발전의 길을 연속보도를 통해 모색해 본다.
1. 힐링’의 시대, 수변 공간의 의미와 필요성
2. 수변 공간 활용의 꽃 ‘한강’을 가다
3. 수변 공간 개발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4. 4대강 정비사업 이후 낙동강유역 수변공원 활용
5. 양산 낙동강 공원 활용 현황과 향후 개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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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발을 추진하는 지자체에서는 시민 삶의 질 향상과 더불어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경제성이다. 좋은 수변 공간을 시민에게 제공하는 동시에 많은 관광객 유치로 지역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수변공간의 경우 넓은 공간과 ‘물’이라는 재화가 존재한다.
넓은 육지의 경우 각종 공연ㆍ체육시설로 시민의 문화ㆍ체육 욕구를 충족한다면 ‘물’이라는 자원의 활용은 시민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충분한 조건이 된다. 따라서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충분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 개발을 통해 지역 경제 발전을 꾀하는 것은 수변 공간 개발에 있어 당연한 과제다.
수변 공간 활용을 제대로 보여주는 곳이 바로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에 위치한 청평호 일대다. 2천만 수도권 인구가 당일 여행할 수 있는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인공호수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레저산업이 지역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는 곳이다.
↑↑ 지난 2004년부터 재즈 페스티벌을 통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자라섬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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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6만 도시에 관광객은 80만명
다음은 ‘자라섬’이다. 자라섬은 청평호에 위치한 45만평 규모의 섬으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2004년 처음 열린 재즈 페스티벌은 현재 새로운 한류(韓流)를 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로 10년이 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은 총 41개국 535팀 약 2천600여 아티스트가 참여해 누적 관객 수만 무려 11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도 가평군청 추산에 따르면 축제가 열린 10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무려 27만명이 자라섬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 6만2천명의 작은 도시가 페스티벌 하나로 다른 도시의 1년 관광수익에 맞먹는 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의 생산유발효과는 100억원이 훨씬 넘는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재즈 페스티벌과 더불어 송어축제도 유명하다. 자라섬 씽씽겨울축제란 이름으로 열리는 송어축제 역시 얼음낚시 등 체험형 관광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끝으로 청평호 일대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남이섬’이다. 남이섬은 개인 소유의 섬이지만 사실상 청평호 관광 산업을 이끌고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무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남이섬은 넓은 잔디밭과 섬 주변의 밤나무 숲, 그리고 자작나무길, 잣나무길, 메타세콰이어길 등 운치 있는 숲길이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 밖에도 경기관광공사와 가평군, (주)남이섬이 공동으로 투자해 지난 2010년 설립한 ‘자나라인(주)’의 경우 개장 1년 만에 흑자를 거두며 연간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평군의 경우 인구 6만2천여명의 작은 도시지만 지난 3년(2010~2012년)간 81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이용료 수입만 약 93억원에 이른다.
청평호 일대 호수 조성으로 생긴 섬을 이용해 ‘페스티벌’을 기획했을 뿐인데, 물이라는 자원과 빼어난 자연환경을 활용해 보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뿐인데 이러한 것들이 한 도시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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