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낙후했다는 원동면 지역에도 ‘봄바람’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농어촌공사 경남지역본부가 사업비 70억원 규모의 ‘원동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에 대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1일 원동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열린 기본계획안 발표 자리에는 박말태 양산시의원(새누리, 원동ㆍ물금ㆍ강서)과 농어촌공사 관계자, 지역주민 등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설명회에 앞서 박말태 의원은 “원동면에 대한 종합개발사업은 배내골과 쌍포지역 이후 두 번째 진행하는 것으로 배내ㆍ쌍포지역의 경우 지역 농민 소득증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원리지역은 지역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업”이라며 “지역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논의인 만큼 좋은 의견 개진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주민 삶의 질 증진에 초점 맞춰
매화거님길ㆍ마을진입로 등 개선
설명회는 주민들이 사업 용역을 맡은 녹색기술원 관계자의 설명을 들은 후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녹색기술원 발표 계획에 따르면 원동면소재지 종합 정비 사업은 크게 5가지 사업으로 구체화된다.
우선 ‘매화거님길’ 사업은 원동역과 순매원을 연계하는 폭 2m 길이 400m의 산책로(데크)를 조성하는 것으로,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의 휴식 공간 제공과 이미지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녹색기술원측은 “순매원 매화개화기에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지만 보행자를 위한 인도가 개설되지 않아 매우 위험한 실정”이라며 사업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녹색기술원은 덧붙여 “매화거님길이 완성되면 지역의 새로운 자원이 되는 것과 동시에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충분한 활용가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매화거님길 조성 사업 예산은 약 6억700만원 수준이다.
다음은 종합정비사업 가운데 가장 핵심 사업이라 할 수 있는 마을 진입 교차로 개선 사업이다. 이 사업은 현재 지방도1022호선과 원동면 중심을 관통하는 도로를 설치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공사는 우선 원동역 옆을 지나 원동초등학교 방향으로 꺾어지는 지방도1022호선 구간의 곡선을 완만하게 한다. 도로를 끼고 도는 토곡산 일부를 절토해 새로운 길을 만들고, 기존 도로가 지나던 곳에는 공원과 주차장 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기존 1022호선에서 갈라져 원동역 옆을 지나 원리마을로 진입하는 도로를 새로 신설한다는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신설 도로의 경우 현재 원동역보다 높이 위치한 도로를 최대한 낮춰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했다.
예산은 23억2천300만원을 계획하고 있지만 지방도와 연계된 문제라 경남도와 협의를 통해 도로 이설 예산은 도비로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녹색기술원측은 “현재 지방도1022호선이 원동면을 우회하고 있어 소재지와 접근성이 떨어지며 주민과 관광객들의 불편과 차량 통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원동면 상권활성화를 위해 차량이 직접 소재지를 지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동주민교류공원’ 사업의 경우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센터 조성과 마을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 설치를 기본으로 한다.
약 14억2천400만원의 예산을 바탕으로 공원을 조성하고, 주민편의시설을 건설해 홍보시설과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녹색기술원측은 “주민 휴식과 교류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며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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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관사마을 앞과 순매원 사이 공터에 ‘매화길 주차장’을 조성하는 사업에도 1억6천300만원의 예산이 계획돼 있다. 해당지역의 경우 봄철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지만 마땅한 주차시설이 없어 주민과 관광객 불편은 물론 차량통행에도 많은 지장을 주고 있다. 이에 녹색기술원측은 굴곡도로 개선공사 이후 남은 유휴 부지를 매입해 1천94㎡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 주민과 관광객 불편을 줄이도록 할 계획이다.
공원 조성에는 주민들 ‘반대’ 의견
“공원보다 주차장 확대가 급선무”
20여 분간 이어진 사업설명 이후 진행한 토론에서 주민들은 생활 불편 개선에 관한 많은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원동주민교류공원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정금자(56) 씨는 “지금 현재 마을에 시급한 것은 공원이 아니라 주차장”이라며 공원보다는 주차장 시설 확충을 고민해 줄 것을 건의했다. 정 씨는 “공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우리 지역에는 문화센터와 마을회관이 있고 시민 활동공간도 많다”며 “공원 조성보다는 주차장 확대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마을주민 역시 주차장 부족에 공감하며 사업 변경을 주문했다. 그는 “예전 시장터와 양조장까지 매입하면 부지가 제법 넓은 편”이라며 “공원이 좀 작더라도 주차장은 꼭 필요한 만큼 사업 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녹색기술원 관계자는 “추진위원회에서 의견을 모아주시면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농어촌 관계자 역시 “공원보다는 주차장을 원하시는 만큼 그렇게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부지 매입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추진위원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또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사실 부지 매입”이라며 “부지매입 동의서까지 작성해 놓고 실제 공사에 들어가면 안 팔겠다 하시는 분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추진위원회의 적극적인 도움을 당부했다.
오토캠핑장과 연계한 부대 시설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공터와 다름없는 상태에서 오토캠핑장 하나만으로는 관광객을 유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강과 연계한 수상스포츠, 레저시설 건설과 더불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아름다운 공원 조성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급격한 곡선 도로로 인해 사고 위험이 높은 소원동 삼거리 도로 개선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마을 주민들은 “소원동 삼거리 문제는 예전부터 사업에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는데 이번에도 빠진 것 같다”며 사업 반영을 주문했다.
마을 위를 지나는 지방도1022호선 구간에 보행자 안전을 위해 보행로를 조성해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실제 해당 구간에서 몇 해 전 노부부가 보행 중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설명회가 끝나고 김성진 원리마을 이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원동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김성진 위원장은 “주민 의견을 항상 수렴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히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서로 의논해서 잘 풀어나가 이번 사업이 마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다음은 추진위원회 명단. 김성진(위원장), 정금자, 배종오, 김윤악, 김동찬, 이희주, 박연태, 박승자, 박승칙, 정진석, 강정주, 홍기수, 하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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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리마을 주민들은 공원시설보다는 주차장 시설이 시급하다며 계획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주차 시설이 부족해 도로 양쪽으로 차량들이 주차된 원동면사무소 주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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