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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창간기획]시민 삶의 질과 수변 공간 개발
“수변 개발, 이제 구체적 그림 그려야”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입력 2013/11/26 10:14 수정 2013.11.26 10:14
양산천ㆍ낙동강, 보는 즐거움 넘어 체험형 즐거움으로




사람들은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나선다. 차를 몰고 유명 여행지를 찾고 ‘캠핑’이란 이름의 야외 여가활동이 늘어난다. 물과 숲, 바람과 휴식은 여행지의 필수품목이 됐다. 최근에는 도심과의 접근성이 높은 강과 호수 등 수변공간(水邊空間)이 최적의 여가 공간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처럼 ‘힐링’의 시대가 시작된 현재 수변공간 개발을 통한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경제 발전의 길을 연속보도를 통해 모색해 본다. 

1.  힐링’의 시대, 수변 공간의 의미와 필요성
2. 수변 공간 활용의 꽃 ‘한강’을 가다
3. 수변 공간 개발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4. 4대강 정비사업 이후 낙동강유역 수변공원 활용
5. 양산 낙동강 공원 활용 현황과 향후 개발 계획

↑↑ 4대강 조성사업 이후 낙동강 수변공간에 조성한 물금읍 황산문화체육공원은 아직 구체적인 개발 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다소 황량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양산지역의 수변공간은 크게 두 곳으로 나눌 수 있다. 시내 중심부를 지나는 양산천 일대와 4대강 조성사업으로 대규모 공원이 조성된 낙동강 주변 지역이다.

먼저 양산천의 경우 현재 운동장 등 체육시설 일부와 산책로가 조성돼 많은 시민이 활용하고 있다.

양산천의 가장 뛰어난 장점은 접근성이다. 인구가 밀집한 시내 중심부를 지나다 보니 많은 시민이 큰 불편 없이 찾고 있다.

하지만 양산천의 경우 뛰어난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이용객의 폭은 좁다. 축구나 족구 등 체육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이나 산책 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천변에 별다른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양산천은 높은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수변공간을 1차원적으로 활용하는 데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낙동강에 조성한 3곳의 공원의 경우 공간 활용이 양산천보다 더 심각하다. 접근성이 낮은데다 사람들을 끌어당길 유인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이용하는 자전거 애호가가 거의 대부분이다.

건강도시 구현에 수변공간 활용 중요

이러한 이유로 양산천과 낙동강 지역에 대한 수상레저시설 개발을 주문하는 요구가 많다. 지난 8월 열린 ‘희망 건강도시 양산’ 선포식 당시 토론회 자리에서 김현준 경남대 사범대학 교수는 황산문화체육공원과 양산천 주변 지역에 스포츠파크, 수상스포츠 센터, 카누 경기장 등을 건설해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 등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제안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경남 통영 산양스포츠파크, 합천 스포츠파크 등을 예로 들며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몸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합천 스포츠파크의 경우 축구장 등은 물론 강을 이용한 카누 제작과 교육 활성, 조정경기장과 경비행장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양산에서도 수상스포츠 중심의 스포츠 파크 조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영심 문화디자인연구원 빛고을 대표 역시 낙동강 수변공간 활용을 강조하며, 오토캠핑장 등을 활용한 여가생활 증진 방안을 제안했다.

윤 대표는 “최근 주5일 근무가 보편화된 이후 오토캠핑장은 휴일을 가족과 함께 보내려는 도시인들에게 재충전을 위한 공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오토캠핑장은 도시인들에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현장이기에 캠핑장의 공간적인 분포와 캠핑장에 대한 공간 접근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덧붙여 “양산시는 오토캠핑장 조성을 통해 주변 지역과 연계한 복합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차별화된 글로벌 명품 건강수변도시를 조성해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고 양산이 건강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부산시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은 다양한 체육ㆍ레저시설을 갖춰 젊은층은 물론 가족단위 이용객들도 즐겨찾고 있다.
즐기는 관광 위한 정책 개발 고민해야

이 같은 전문가의 의견들은 결국 양산시의 건강도시 구현에도 수변공간 활용, 특히 수상레포츠의 활용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레포츠’로서 즐기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시민 건강증진, 나아가 ‘희망 건강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수변공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양산지역 수변공간의 현실은 운동경기와 산책 등 1차원적 활용에만 그치고 있는 수준이다. 이는 정책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양산시가 현재 추진 중인 수변 공간 관련 정책은 사실상 낙동강 뱃길사업이 유일하다. 엄밀히 말하자면 낙동강 뱃길사업은 부산시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양산시는 ‘숟가락을 올리는’ 정도다.

양산시는 이 사업과 함께 특산물 판매장, 야생화 단지 등을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관광객을 유인할 요소가 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수변공간 개발이 이미 단순 관광에서 체험형 관광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양산시의 정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국비사업으로 추진되는 원동면 종합정비개발 계획에서 용당지구에 오토캠핑장 조성이 추진된다는 점이다. 수변공간 개발이 단순관광을 넘어 체험형으로 진화하는 첫 번째 시도다.

물론 오토캠핑장 사업 역시 갈 길은 멀다. 우선 오토캠핑장 조성 예정지역인 용당지구 일대에 별다른 관광 상품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접근성 부분에서도 시내지역에서 자동차로 40분 이상 소요된다는 점도 한계다. 결국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신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내용(체험형 관광상품 등)이 많아야 하는데 양산시는 이에 대한 계획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양산시 관계자는 기존 지역 관광 상품과 연계해 큰 틀에서 앞으로 수변공간 개발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없다. 앞서 언급한 낙동강 뱃길복원 관련 사업이 실체화 된 것으로는 유일하다.

물론 큰 틀에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큰 틀이 정책 방향을 이끄는 역할이라면 ‘작은 틀’은 실제 정책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양산시도 이제 구체적인 계획을 내 놓을 때”라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평가처럼 낙동강과 양산천의 수변공간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따라서 그동안 통도사와 배내골 등 아름다운 문화재와 천혜의 자연환경이 제공해 준 ‘보는 관광’을 넘어 양산시도 수변공간 개발을 통해 체험하는 관광으로의 전환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 물금읍 황산문화체육공원은 자전거 국토종주길 등이 위치해 많은 자전거동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는 시민 이용이 극히 저조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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