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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부부총 유물 전시에 관심을..
오피니언

부부총 유물 전시에 관심을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입력 2013/12/03 09:12 수정 2013.12.03 09:12



 
 
신라의 변방거점으로서
양산의 역사를 드러내는
부부총이 가야 보물이라니
일간지 오보는 터무니없다
부부총 유물 기획전시에
많은 시민 관심 가져야

12월 4일 제5회 아시아 도시포럼이 열리는 곳은 양산유물전시관이다. 국ㆍ내외 도시 전문가들이 모여 ‘아시아를 넘어 다양한 나라 경쟁력 있는 도시간의 문화 교류와 협력의 장’이 될 이번 국제회의의 개최 장소가 유물전시관이라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포럼 주관은 양산시와 윤영석 국회의원이다. 여기에 윤영석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아시아도시연맹과 중국 전매대학교가 공동주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포럼의 주제는 아시아 도시간 문화 교류와 협력, 도시 마케팅 공유 방안 논의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의 공간이 유물전시관으로 결정된 것은 회의장의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겠지만, 양산이 가진 역사성과 전통문화의 상징성에 비추어 볼 때 또다른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양산은 최근 들어 지방공업도시로 면모를 달리하고 있지만, 신라시대 때부터 지방의 중심도시로 영화를 누린 역사성을 간직한 도시다. 더구나 그 시대에 만들어진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불보종찰(佛寶宗刹)로서의 유명세와 함께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직전에 있을 정도로 양산문화의 대표적인 아이콘이 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유물전시관에서 기획전시중인 부부총 유물에 대한 중앙일간지 기사가 한 편 나갔는데 잘못 보도된 부분이 있어 논란이 있었다. J일간지 1면 머리기사로 보도된 관련기사에서 제목과 본문에 ‘가야 보물’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이다. 부부총은 일제강점기에 북정동 고분군에서 총독부 주관으로 도굴작업을 통해 출토유물 대부분을 일본으로 반출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반출된 유물은 일본 동경박물관에 수장, 전시되고 있다. 이번에 양산유물전시관이 개관하면서 신용철 관장이 주도해 동경박물관측과 협의를 계속해 오다가 임대 전시라는 형식을 빌어 기획전시를 하게 된 것이다.

북정 고분군은 18개의 고분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번에 출토유물이 전시되고 있는 부부총은 한 쌍의 부부 시신과 함께 묻은 유물들이 발견된 곳으로 무덤의 주인은 신라시대 지방 호족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고분 자체가 신라 때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 가야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가야 무덤 방식으로 추정되는 어떠한 증거도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J일간지에서는 가야식 고분으로 대서특필하는 바람에 지역 향토사학계와 유물전시관 측에서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유물전시관의 공식적인 항의에 해당 신문사에서는 편집기자의 실수로 돌리고 나섰다지만 지역 역사와 관련된 중요한 사안을 확인없이 오기한 부분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한 지역의 정체성이나 주민들의 애향심, 귀속감 등을 재단할 때 보통 위인, 선조를 내세우거나 유적, 유물의 역사성을 드러낸다. 이런 측면에서 양산의 역사성은 신라 때 도읍인 경주(당시는 서라벌)에 버금가는 변방의 큰 도시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1999년 부부총의 2차 발굴작업을 주도했던 당시 동아대학교 박물관장 심봉근 박사는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 등을 살펴본 결과 상당한 번성을 이룬 도시였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신라 눌지왕 때 삽량주 간으로 있던 박제상 공은 고구려와 왜(倭)에 각각 인질로 붙잡혀 있던 왕자들을 구한 뒤 자신은 왜왕에 의해 참혹한 고문 끝에 목숨을 잃었다.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박제상 공의 충렬지사는 단지 개인의 충성심의 발로이기 전에 신라 왕실의 부름을 받아 직접 왕명을 수행할 정도로 큰 세력을 갖고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유물전시관에서 전시 중인 ‘부부총, 100년만의 귀환’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의 한 편을 상기시키는 과거사가 있다. 1965년 제3공화국 당시 일본과의 외교협정을 체결하면서 일본에 반출된 우리 유물에 대한 반환협정을 포함했는데 아쉽게도 부부총 유물은 일본에 잔류하는 것을 승인한 것이다. 한일외교협정의 평가와 관계없이 우리 지역 최대의 유적인 부부총 출토물에 대한 반환 요구가 봉쇄된 내용인 만큼 아쉽기 짝이 없다.

그래서 이번 임대 전시가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다. 신용철 관장은 비록 이번 기획전이 영구적인 반환으로 직접 연결되지는 못하더라도 시민들의 관심이 확산되는 계기가 된다면 장기적인 임대를 거쳐 유물의 본적지인 양산땅에 계속해서 남아있게 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

28만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부부총 유물을 관람하고, 선조의 충절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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