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어린이가 창원의 한 폐건물 지하 3층 물 속에서 익사한 채 발견된 사건 이후 경남도가 장기 공사 중단 방치건축물에 대한 긴급 점검을 일선 시군에 시달했다. 이에 따라 양산지역에도 장기 방치 건물 정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정비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산지역 대표적인 공사 중단 건물은 동면 동산초등학교 뒤편에 방치된 ‘대원주택’ 공사현장과 북부동 옛 터미널 근처 ‘양산클리닉센터’ 신축 현장 등 크게 두 곳이다.
대원주택 공사 현장은 지난 1994년 공사 중단 이후 20년 넘게 방치되고 있고, 양산클리닉센터 역시 5년째 공사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두 건물에 대해 도시미관 훼손은 물론 안전사고 우려를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대원주택의 경우 경남도에 장기공사 중단 방치물로 등록돼 있어 이번 긴급 점검 대상이기도 하다.
대원주택이 위치한 동면 금산마을 한 주민은 “저런 흉측한 건물이 동네 가운데에 있으니 낮에도 무섭게 느껴진다”며 “몇 해 전에는 (폐건물에서) 누가 한 짓인지 모르는 불이 나서 난리를 친 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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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6월 대원주택에 대한 사업계획승인 취소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올해 약 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행정대집행 방식으로 철거를 계획했다. 하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시의회에서 철거 비용 전액을 삭감해 이마저도 어렵게 된 상태다.
양산클리닉센터도 문제가 심각하다. 우선 공사 중단 5년째인 이 건물은 시내 중심을 관통하는 국도35호선이 건물 바로 옆을 지나고, 건물이 종합운동장 주 출입구 정면에 위치해 도시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특히 건물 바로 옆에 위치한 자동차 정비소와 상가 건물들은 현장에 남아있는 공사 부속물 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양산클리닉센터 바로 옆에서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 중인 서봉희(42) 씨는 “바람이 불면 폐건물에서 자재물들이 날아와 수리중인 자동차를 파손하는 등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민원을 넣으면 시에서 바로 처리를 하지만 응급처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경남도의 긴급 점검이 도심 내 위험 시설로 전락하고 있는 장기 공사 중단 건축물에 대한 적절한 조치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