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문을 연지 만 26년 동안 한 번도 공장 문을 닫은 일이 없습니다. 금융사고 한 번 일으킨 적 없고, 어음도 발행한 적 없습니다. 사실 위기야 많았지만 그런 위기를 모두 이겨내고 26년 동안 줄곧 같은 대표이사 이름으로 회사를 끌어왔다는 것, 그 점에는 정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산막일반산업단지에 있는 (주)비엠티(대표 윤종찬)는 국내유일 전기ㆍ계장 복합처리(Total Solution)기업이다. 석유ㆍ정유시설, 발전소 등 유체가 흐르는 곳의 온도와 압력을 체크하는 시스템을 ‘계장’이라하는데, (주)비엠티는 이런 계장용 피팅 밸브(fitting valve)를 제작한다. 지난 2011년 1천만불 수출탑을 달성, 만 3년이 지난 올해는 2천만불 수출탑을 노릴 만큼 급성장하고 있는 지역 기업이다.
윤종찬 대표는 1988년 두 명의 직원과 함께 공장 문을 열었다. 엔지니어 출신인 윤 대표의 당시 나이는 서른. 누구로부터 물려받은 재산도 없고, 가진 거라곤 ‘현장’에서 배운 ‘기술’ 뿐이었다.
하지만 윤 대표는 그런 ‘기술’ 하나를 무기로 부산 사하구 장림동 무허가 천막 건물에서 두 명의 직원과 고군분투하며 각종 공장에서 주문받은 부품을 생산하기 시작, 만 26년이 흐른 지금은 종업원 230명의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제 경영방침은 창업 당시부터 지금까지 ‘살아있는 기업’, ‘성장하는 기업’, ‘진화하는 기업’, ‘신뢰받는 기업’입니다. 저는 성장과 진화를 가장 중요시 합니다. 기업은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이 분명 달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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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가 끝났다 싶었을 무렵 사실 벼랑 끝에 몰렸죠.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어음을 발행하지 않았던 게 주요했던 것 같아요. 물론 가장 큰 공은 저를 믿고 열심히 일해 준 우리 직원들에게 있었죠. 그때 생각했습니다. ‘임가공 형태로는 더 이상 성장하기 힘들겠다.’ 그래서 자체 브랜드 개발에 몰두했습니다. 결국 당시의 위기가 회사 성장에 좋은 계기가 된 셈이죠”
임가공 10년, 위기 넘기며 기술 축적
자체브랜드 슈퍼락으로 상승궤도 올라
사실 임가공 형태로 회사를 키워온 세월이 허송세월만은 아니었다. 윤 대표와 직원들이 10여 년 동안 고객 입맛대로, 수백 가지의 제품을 생산하는 동안 윤 대표와 직원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많은 기술력을 쌓고 있었던 것. 윤 대표와 직원들은 그런 기술력을 집대성해 자체브랜드 ‘슈퍼락(SUPERLOK)’을 탄생시켰다.
윤 대표는 슈퍼락을 들고 직접 고객을 상대했다. 엔지니어 출신 대표가 오랜 경험으로 만들어낸 제품인 만큼 기술적으로 뒤질 것이 없었다. 제품의 성능에 자신감이 생겼다. 문제는 경영. 엔지니어 출신의 한계를 벗어던지기 위해 윤 대표는 노력했다.
“엔지니어 대표의 장점은 남들 보다 앞서 기술을 개발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가 직접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대단한 장점이죠. 하지만 경영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단점입니다. 엔지니어 출신 대표들은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제가 직장 생활을 할 때부터 느낀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경영 성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배우기 위해 노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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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표는 회사 성장 비결을 ‘직원과 회사는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철학 때문이라 설명했다.
“저는 회사는 직원들과 같이 가야 한다고 봅니다. 어찌됐거나 직원들이 월급 많이 가져가게 해야겠다는 생각, 그래야 회사가 성장한다고 보는 겁니다. 물론 지금 월급을 많이 주고 있는 건 아니지만 장기적 목표는 분명 그렇습니다. 대신 월급이 오른 만큼 직원들의 자질 또한 올릴 겁니다. 직원의 자질과 능력이 올라야 생산성도 같이 오릅니다. 그렇게 되면 효율이 오르죠. 100명이 해야 할 일 150명이 하면서 월급을 많이 가져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100명이 할 일은 100명이 해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윤 대표는 직원 복지를 위해 학자금을 지원하고, 축구, 볼링, 등산 등 동아리 활동도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에 맞춰 기존 자녀수에 관계없이 새로 자녀를 출산하는 직원에 자녀 1인당 10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양산 대표 기업으로 뿌리 내리고파
지역 구직자 취업 문 ‘활짝’
윤 대표가 직원들을 이끌고 양산으로 옮겨온 지 올해 7월이면 만 5년이다. 2009년 7월 공장 확장을 앞두고 장소를 물색하던 중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양산이다. 값 싼 산업용지에 교통망까지 훌륭해 망설임 없이 이전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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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사업 다각화 많이 꽤하고 있습니다. 전기계장 토탈솔루션 기업도 그런 차원이죠. 새로운 제품도 많이 개발 하고, 기존 수입품의 국산화 등도 연구개발 중입니다. 그런면에서 우리 회사는 상당한 성장 가능성이 있고 어느 회사보다 기술 분야에서 우위에 있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업계 선두가 아니지만 충분히 1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자부하는 윤 대표. 지역의 몇 안 되는 코스닥 상장 기업으로 최근 공장을 넓히면서 신규 인력을 채용 중인 윤 대표는 지역 구직자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저는 양산이 참 좋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여건도 좋지만 무엇보다 도시 이미지가 좋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이 좋아 여기서 뿌리내려 큰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양산이 부산의 ‘배드타운(bed town)’이 되는 모습을 보는데 시민 여러분께서 양산 지역의 기업들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회사는 물론 우리 지역의 좋은 기업에 많은 분들이 취업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